메달권 밖이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세계랭킹 5위 스웨덴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남북 단일팀은 4일 인천 선학링크에서 세계 랭킹 5위의 스웨덴과 평가전을 펼쳤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가진 첫 번째 평가전서 한국은 치열하게 경기를 펼쳤지만 전력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1-3(1-3 0-0 0-0)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 임한 남북 단일팀은 22명의 엔트리 중 한국 선수가 18명이 출전했고 북한 선수들은 4명이 포함됐다. 그동안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의 합류에 대해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스웨덴을 맞이한 남북 단일팀은 1라인에 박종아-이진규-최유정의 공격진과 박채린-엄수연의 수비진을 내보냈다. 그리고 머리 감독은 2라인에 북한 에이스 공격수 정수현을 포함시켰다. 정수현은 한수진-이은지와 함께 2라인에서 활약했고 수비는 김세린과 박윤정이 출전했다.
정수현은 2라인에서 적극적인 훈련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호흡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머리 감독은 2라인과 3라인에 북한 공격수 1명씩을, 그리고 4라인에 공격수와 수비수 1명씩을 배치하며 1라인을 제외하고 모든 라인에 남북 선수들이 섞이도록 했다.
파격적인 라인업이었다. 북한 선수들도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스웨덴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1피리어드 초반부터 남북 단일팀은 2명의 선수가 퇴장 당하는 등 부담이 컸다. 남북 단일팀은 1피리어드 16분 16초와 17분 50초 연속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남북 단일팀은 최정예인 1라인에서 만회골을 기록했다. 1피리어드 18분 15초 이진규의 패스를 받은 박종아는 스웨덴 수비 사이를 뚫어낸 뒤 침착하게 상대 골리와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 남북 단일팀의 첫 번째 골을 기록했다.
또 스웨덴은 1피리어드 종료 직전인 19분 48초 추가골을 기록하며 3-1로 달아났다. 남북 단일팀은 1피리어드서 5차례의 슈팅을 기록했고 스웨덴은 12번의 슈팅을 시도하며 남북 단일팀을 괴롭혔다.
남북 단일팀은 2피리어드서 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몸이 덜 풀렸던 1피리어드에 비해 적극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1라인뿐만 아니라 2라인도 빠른 스피드를 통해 스웨덴 진영에서 공격을 선보였다. 비록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3피리어드 중반 남북 단일팀은 몸을 날리며 공격을 선보였다. 상대 골리 선방과 수비수들의 육탄방어에 막혔지만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기록했다.
남북 단일팀의 경기력은 좋았다. 물론 대부분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가 기대 이상이었다. 메달권과 거리가 멀다는 정치권의 평가를 뒤집는 모습이었다. 치열한 경기를 선보이면서 세계 5위 스웨덴을 끊임없이 몰아쳤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골리 신소정을 빼고 공격수를 한 명 더 투입한 엠티넷 플레이까지 펼쳤지만 추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비록 패배를 당했지만 남북 단일팀은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선보이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희망을 밝혔다. / 10bird@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