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한 윌린 로사리오(29)가 일본프로야구 인기팀 한신 타이거즈의 최고 인기남으로 거듭났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홈런쇼'를 펼치며 팬들과 취재진을 매료시켰다.
4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 부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한신의 훈련을 보기 위한 일본 야구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미디어도 장사진을 이루며 한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쉴 새 없이 담았다. 그 중에서 가장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선수가로사리오였다.
지난해까지 2년간 KBO리그 한화에서 활약한 로사리오는 올해 한신으로 이적했다. 2년 총액 750만 달러로 특급 대우를 받으며 한신의 새로운 4번타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한신의 스프링캠프 주요 뉴스에는 로사리오가 빠지지 않는다.
캠프 첫 날부터 프리배팅에서 14개의 홈런을 폭발하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로사리오는 이튿날 가네모토 도모아키 감독이 주도한 몰래 카메라의 희생양이 되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3일에는 외야 카메라를 직격한 '특대탄'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4일 한신의 캠프가 차려진 기노자구장에서 로사리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한신 담당 기자들은 "로사리오가 한국에서도 인기 있었나?", "올해 홈런을 몇 개를 칠 것 같은가?"라며 질문을 하는 등 로사리오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오전 수비 훈련 때부터 일본 취재진 상당수가 로사리오의 움직임을 쫓았다. 한화 시절 팀 동료들과 장난을 치며 웃음기 넘친 로사리오였지만 한신에선 긴장감이 가득했다.
오후 타격훈련 때 로사리오의 진가가 나타났다. 실내연습장에서 티배팅을 소화한 뒤 야외 구장에서 라이브 배팅을 실시했다. 영상과 사진을 담기 위해 10여명의 취재진이 카메라를 들고 로사리오의 동선을 쫓았다. 좌중우, 코스를 가리지 않고 연신 홈런을 뿜어냈다.
기노자구장을 찾은 5000여명의 팬들도 로사리오의 장쾌한 홈런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특유의 파워로 좌측 담장 밖 그물망, 중앙 백스크린을 여러 차례 직격했다. 특히 좌중간 깊숙한 홈런 타구로 나뭇가지를 부러뜨릴 때는 탄성이 쏟아졌다.
훈련 이동 중 만난 로사리오는 "일본에서 잘 지내고 있다. 한화도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웃은 뒤 "쉬는 날 한화 선수들을 보러가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2년간 함께한 한화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