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짱, 감독해야지!"
일본 시코쿠아일랜드리그plus 산하 독립야구단 4개 팀(고치 파이팅 독스, 카가와 올리브가이너스,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에히메 만다린파일럿츠)은 3일부터 이틀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행사.
4개 팀 가운데 고치 파이팅독스 사령탑과 구단주 등은 고척 스카이돔을 직접 찾았다. 본인들이 비용을 부담하겠다며 발벗고 나선 것. 고마다 노리히로 고치 파이팅독스 감독은 연이틀 아내와 함께 트라이아웃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지켜봤다.
1980년 요미우리에 입단한 고마다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전설적인 선수다. 1983년 4월10일 1군 데뷔전서는 첫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일본프로야구 사상 첫 데뷔 타석 만루포였다.이후 요코하마를 거쳤고, 2000년 은퇴했다. 18시즌 통산 2063경기에서 2006안타, 195홈런, 953타점을 때려낸 해결사였다.
고마다 감독은 현역 은퇴 후 라쿠텐 타격코치와 해설위원을 오갔다. 이승엽 대사가 요미우리로 이적한 2006년, 그의 1군 수비 인스트럭터를 맡으며 이승엽 대사와 연을 맺었다.
3일 보도를 통해 고마다 감독이 한국을 찾은 소식이 알려지자 이승엽 대사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승엽 대사는 4일 트라이아웃 행사장에 비공개로 깜짝 방문해 고마다 감독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승엽 대사는 "감독님은 현역 시절 워낙 전설적인 타자셨다. 요미우리에서 생활할 때 많은 이야기해주셨다. 감독님이 오신다는 소식 듣고 바로 달려왔다"고 설명했다.
고마다 감독은 이승엽 대사를 어떻게 기억할까. 고마다 감독은 "이승엽이 한국 복귀 후 일본 스프링캠프에 왔을 때, 그를 격려하고자 캠프지에 방문한 적이 있다. 아마 그때문에 나를 보러 와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승엽은 한국의 넘버원(No.1) 슈퍼스타다. 만날 때마다 '더 욕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라고 회상했다. 이미 정점에 올라있던 이승엽이지만, 고마다 감독 눈에는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보였던 것.
고마다 감독은 "이승엽의 실력이야 기록적으로 드러난 부분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자기 관리를 멈추지 않았다. 늘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라며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이승엽은 은퇴 직전인 작년과 재작년에도 제 역할을 다했다. 그게 이승엽이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고마다 감독은 이승엽 대사에게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승짱! 어서 감독 해야지". 이승엽은 "짓궂은 농담이시다"라며 껄껄 웃었다. 고마다 감독은 "아마 내가 얘기하지 않아도 언젠가 감독직을 맡지 않을까. 늘 열심히 했던 그라면 좋은 감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ing@osen.co.kr
[사진] 고척=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