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3월 봄 개편을 앞두고 시즌제 혹은 제작진 교체에 대한 변화 등을 논의 중이다. 이미 시즌제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거론이 되어 왔고,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제작 준비를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던 '무한도전'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태호 PD가 2월까지만 연출을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한도전' 측은 4일 OSEN에 "현재 MBC의 3월 말 봄개편을 맞이해 '무한도전'이 일정기간 휴식을 갖고 시즌제로 가느냐, 아니면 기존 제작진에 휴식을 주고 새 제작진이 이어가느냐 등 여러 방법을 놓고 멤버들과 회사(MBC)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13년이라는 시간동안 연출자로 활약해온 김태호 PD가 2월까지만 연출직을 맡고, 이후부터는 '나 혼자 산다', '쇼! 음악 중심' 등을 연출해온 최행호 PD가 후임으로 활약한다는 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것이 '무한도전' 측의 입장이다.
'무한도전'의 시즌제는 이미 여러 차례 거론이 되어 왔던 문제다. 김태호 PD는 수년 전부터 휴식기 없이 '무한도전'이 장기간 방송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해왔다. 그는 2016년 12월 자신의 SNS에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 택시 할증 시간 끝날 즘 상쾌하지 못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회의실 가족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한 달의 점검 기간과 두 달의 준비 기간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할아버지"라며 "에라 모르겠다. 방송국 놈들아. 우리도 살자. 이러다 뭔 일 나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또 여러 강연에서도 시즌제의 필요성을 전해왔고, 다수의 시청자들도 깊이 공감해 시즌제가 필요하다고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무한도전' 측은 짧게나마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다. 물론 제작진과 멤버들은 늘 모여 녹화 아이템을 의논하는 시간을 보냈다.
최근 케이블은 물론이고 지상파에서도 예능 시즌제를 도입, 꾸준히 실행을 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tvN에서 방송중인 '신서유기', '윤식당', '삼시세끼' 등이다. 단시간 집중해 촬영을 하고, 편집에 심혈을 기울이는 형식. 그리고 휴식기 동안에는 새로운 시즌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콘텐츠 생산에도 힘을 쓴다. 지상파 역시 시즌제 도입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지, 몇몇 프로그램에서 시즌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과 같은 경우엔 MBC를 대표하는 간판 예능일 뿐만 아니라 광고와 같은 수익 창출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제를 쉽게 진행할 수가 없다. 게다가 '무한도전'은 총파업 때를 제외하고는 늘 토요일 저녁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져 왔던 '국민 예능'이다. 잠깐의 하락세를 겪기도 했지만, 최근 새로운 멤버를 영입한 뒤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 토요 예능 전체 시청률 1위를 수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나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연출자다. '무한도전' 고정 멤버들과 약 13년을 함께 해온 김태호 PD를 빼놓고 '무한도전'을 논하기 힘든 상황. 분명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만 묶여 있는다는 건 PD 인생에서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니긴 하지만, 그럼에도 김태호 PD가 주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제작진 교체 논의는 애청자들에겐 청천벽력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분명 MBC는 시즌제를 지향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고, 김태호 PD 역시 "시청자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우리가 제일 첫 번째로 노력해야할 부분"이라며 '무한도전'의 변화를 예고했었다. "어떤 인물이나 제작 인력들이 새롭게 많이 구성돼 작년, 재작년보다는 많이 젊어지고 활력 넘치는 '무한도전'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했던 김태호 PD의 발언이 과연 시즌제, 그리고 PD 교체로 이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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