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주영은 우아했다. 그리고 고민과 생각이 많았다. 고민하고 흔들리면서 ‘저글러스’ 마보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좌윤이의 친구로, 조상무의 비서로, 아버지의 딸로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 차주영은 여전히 마보나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차주영이 KBS 2TV ‘저글러스’에서 조상무(인교진 분)의 비서 이자 좌윤이(백진희 분)의 절친한 친구로 열연을 펼쳤다. 차주영은 “드라마가 끝이 났지만 서운하고 실감이 안난다. 아직도 마보나로 불리고 싶다. 현장에서도 서로 너무나 많이 배려하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차주영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이는 직속 상사 이자 악의 축인 조상무 인교진. 하지만 차주영에게 있어 인교진은 최고의 선배였다. 그는 “인교진은 워낙 유쾌하고 센스 있고 자상하고 여러모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특히 아버지 앞에서 저를 혼내고 난 뒤에 나중에 저희 아빠라는 것을 알고 원맨쇼를 할 때는 너무 웃겨서 NG를 냈다. 교도소에 찾아가서 면회하면서 눈물 흘리는 장면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차주영은 미국 유타대학교를 졸업하고,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배우로서 ‘저글러스’를 하면서 비로소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차주영은 “스태프들고 합평회를 갔는데, 또 다른 감독님께서 촬영을 하면서 차주영이라는 배우도 보나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보여서 연출자로서 뿌듯하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배우처럼 힘든 것과 좋은 것의 차이가 큰 직업이 없는 것 같다. 엄청 힘들 때도 있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라고 말했다.
차주영이 아직도 빠져있고, 사랑하는 캐릭터 마보나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그는 “보나는 완벽주의자지만 본인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아서 열등감에 시달린다”라며 “하지만 저도 완벽을 추구하는 면은 닮아있다. 프로니까 맡긴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 그래도 보나 보다는 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여유있게 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직 보여준 것 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배우 차주영은 2018년에도 꾸준한 활동을 예고했다. 그는 “좋은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다. 좋은 필모그래피를 쌓는 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는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하겠다. 제가 마니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도 하면 좋을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차분하게 질문 하나하나 답하는 차주영은 신중하고 사려 깊었다. 반짝이는 눈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털어놓는 그의 모습은 빛이 났다. 차주영이 보여줄 다음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게 된다./pps201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