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과 그가 이끄는 23세 이하(U-23) 베트남 축구대표팀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그에 대한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4일(한국시간) 베트남 매체 'VTV'에 따르면 베트남축구협회(VFF)는 "U-23 베트남 대표팀은 물론 베트남 A대표팀의 모든 권리는 모두 베트남축구협회에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U-23 베트남 대표팀은 지난달 27일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1-2로 패배, 준우승에 그쳤다.
비록 우승에 실패했지만 박 감독과 대표팀은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됐다. 베트남 축구가 AFC 주최 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둔 것은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베트남이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는 사실상 신드롬이 일어났다. 박 감독이 우승을 놓쳐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던 선수들에게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왜 고개를 숙이고 있느냐"며 호통을 친 것은 한 고교 논술 시험 주제가 됐다. 대표팀 선수들 역시 최고의 환대를 받았다. 각 선수들의 고향에서는 격려가 쏟아지고 있고 공항에는 환영 인파가 밀려들었다.
최근에는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부작용도 일어나고 있다. 일부 업체와 개인들이 대표팀을 이용해 불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박 감독의 사진도 일부 공항 노점에서 불법으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베트남축구협회는 지난 3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오직 베트남축구협회만이 U-23 대표팀 포함 베트남 축구대표팀 관련 모든 이름, 이미지, 상표 등의 상업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협회는 "최근 U-23 베트남 대표팀의 성공과 함께 수많은 단체, 기업, 개인들이 그들의 이름, 사진, 상표 등을 아무런 승인없이 제품 광고에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협회의 상업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베트남협회는 밀려드는 후원금에 즐거운 비명으로 지르고 있다. 그날그날 협회로 들어오는 후원금을 공개하고 있는 베트남협회는 개인은 물론 단체 후원금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협회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지난 2일까지 협회 앞으로 온 후원금 규모가 약 150억 510만 2000동(약 7억 1700만 원)에 이른다. 이 중 현금만 5억 동(약 2390만 원)이 U-23 대표팀에 전달됐다.
여기에는 베트남문화체육관광부가 20억 동(약 9600만 원), 협회 12억 동(약 5700만 원), 완성차 업체 THAC 10억 동(약 4700만 원), 호아빈건설그룹 5억 동(약 2400만 원) 등이 포함됐다.
최근에는 디젤 엔진 및 기계 제조사인 얀마 그룹은 트렉터를 기증했다. 이는 대표팀의 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즈키는 이번 대회 스타로 떠오른 응우옌 쿠앙 하이에게 모터사이클을 기증했다.
또 호아빈건설그룹은 10억 동에 달하는 자동차를 선물한다고 밝히는 등 현지 통신사 비엣텟과 호찌민, 다낭 등 지방정부들이 박 감독 개인에게도 후원금을 약속하고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얀마그룹의 기증식(위), 응웬 티 킴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과 함께 한 박항서 감독과 U-23 베트남 대표팀(아래) /베트남축구협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