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이닝씩 던지며 불펜투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마운드 운용에서 악순환이 반복됐다. 선발투수들의 조기 강판, 불펜의 과부하가 그랬다.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선발투수들의 경쟁력 부족이었다. 특히 중심이 되어야 할 외국인 투수들의 버티는 힘이 없었다. 지난 10년간 한화에서 150이닝 이상 던진 외인 투수는 2013년 다나 이브랜드(172⅓이닝), 2014년 앤드류 앨버스(151⅓이닝) 2015년 미치 탈보트(156⅓이닝) 등 3명에 불과하다.
한화에는 이닝이터가 필요하다. 그래서 선택한 선수가 바로 키버스 샘슨(27)이다. 젊은 나이에 빠른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로 한화가 꾸준히 지켜봤다. 2년 전 한화가 100만 달러에 영입 제의를 했던 선수다. 그때는 메이저리그 재도전 의지가 강해 오퍼를 거절했지만, 인연은 결국 닿게 되어있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샘슨은 "이전에도 이글스에서 오퍼가 있었다. 좋은 팀이란 정보가 있었고, 오케이를 하게 됐다. 2년 전에도 한화로부터 오퍼가 있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거절했다"며 "한국에 오게 된 것이 야구 경력에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요즘 한국 리그가 유명하다. 한국에서 뛰었던 친구들에게서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들었다. 박병호처럼 아시아에서 메이저리그에 온 선수들도 있다. 문화적으로도 좋은 곳이라고 들었다. 특히 한화는 최고의 팬들이 있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며 "새로운 사람들, 문화를 접하게 돼 설렌다"고 웃어보였다.
스스로 배우고 공부할 자세도 되어있다. 샘슨은 "한국은 야구 환경과 스타일이 다르다. 투구 패턴이나 타자의 대처 방법 등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싸우고 경기를 운용하는지 배워야 한다. 새로운 문화를 존중하며 내 것으로 잘 만들어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샘슨은 전형적인 강속구 유형의 투수다. "최고 구속은 98마일(약 158km)까지 던졌다. 지금은 91~95마일(약 147~153km) 정도를 오간다. 강속구 투수로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이다. 변화구로는 체인지업, 커브를 던진다. 준비 잘해서 한국에 가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샘슨의 말이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이닝을 이야기했다. 한화가 그에게 '이닝이터' 역할을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샘슨은 "개인적인 기록 목표는 없다. 최대한 경기에 많이 나가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면서도 "굳이 숫자를 말하자면 6~7이닝이나. 매경기 6이닝 이상 던져 불펜투수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팬들에게는 자신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오길 원했다. 겉모습만 보면 강한 인상의 샘슨이지만, 웃는 얼굴을 보면 순박 그 자체. 그는 "팬들을 직접 보고 싶다. 야구장이나 밖에서 보면 편하게 인사해줬으면 한다. 나를 보고 너무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은 뒤 "SNS 팔로우도 많이 해달라"는 애교 있는 부탁도 전했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