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제이스의 문제가 아니라 손가락의 문제예요."
당돌한 말이지만 나날이 커져가는 그의 존재감이 물씬 느껴졌다. 막힘이 없다. 가는 족족 길이 열리고 철옹성 같았던 상대의 수비도 허물어진다. 탑 라이너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칸' 김동하가 킹존의 신바람 LOL을 이끌고 있다.
킹존은 지난 3일 서울 상암 e스포츠 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콩두와 1라운드 3주차 경기서 2-0 완승을 거뒀다. '피넛' 한왕호와 '고릴라' 강범현이 렝가와 알리스타 두각을 나타내면서 MVP를 받았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단연 '칸' 김동하였다.
LCK로 복귀한 두 번째 시즌을 맞아 김동하는 매 경기 심상치 않는 활약으로 새로운 슈퍼스타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 상상을 초월하는 챔피언 폭
지난 달 16일 KSV와 개막전을 징계로 인해 불참했지만 이후 김동하의 행보는 그야말로 눈부시다. 3전 3승, 모두 6세트에 출전해 6가지의 챔피언을 꺼내들었다. 초시계 타곤산이 난무하는 버티기 메타에서 탑의 미덕인 브루져 메타서 대세인 갱플랭크와 나르도 있지만 제이스 카밀 피오라 리븐 등 파격적인 챔피언들을 꺼내들었다. 3일 콩두전 이전 까지 그의 KDA는 11.75였다. 3일 기준으로 김동하의 KDA는 롤챔스 평균 KDA 2.78을 훨씬 웃도는 7.62다(경기당 3킬 1데스 4.6 어시스트).
3일 콩두전서 1세트 제이스, 2세트 갱플랭크를 꺼내들면서 새로운 챔피언을 꺼내들지 않았지만 김동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영업 비밀이라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아직 보여주지 않은 챔피언들이 많다. 언제든지 상황만 된다면 꺼낼 수 있다"며 자신의 현재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참고로 김동하는 지난 2017 롤챔스 서머 스플릿에서는 14가지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모데카이저, 카시오페아 등 트렌드를 무시하는 기발한 챔피언들도 있었다.
▲ 저돌적이지만 이기적인 생존능력
리그 평균을 훨씬 웃도는 KDA가 말하지만 그의 생존능력은 가히 소름끼칠 정도다. 두 세 명이 달려들어도 살아남는다. 심지어 두 명이 달려들 때는 상대 중 하나를 보내버리면서 자신은 유유하게 생존하기도 한다. 한 번의 솔로 데스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도 그의 강한 생존능력을 명확하게 입증한다.
저돌적으로 상대를 몰아치지만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생존 능력으로 킹존의 정글은 더 자유롭게 상대의 미드와 봇을 두들기면서 킹존의 공격 능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 화끈한 공격력
'칸' 김동하를 대표할 수 있는 능력은 화끈한 공격력이다. 지난달 31일 락스와 경기 1세트서 기록했던 쿼드라킬이나 2세트 펜타킬은 승부의 쐐기를 박는 끝내기 축포와 다름없었다. 상대를 질식시키는 듯한 강력한 압박에 상대는 오히려 그를 건드리지 못할 정도다. 지난 달 26일 SK텔레콤전에서 그는 1, 2세트 도합 1번의 데스만을 허용했다.
공격적인 챔피언을 선택하다 보니 상대 팀에 입힌 피해량에서도 팀내 1, 2위를 다툴 정도다. 킹존의 미드가 '비디디' 곽보성이고, 원거리딜러가 '프레이' 김종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새로운 슈퍼스타의 탄생?
'칸' 김동하는 실력 뿐만 아니라 스타성도 출중하다. 재미있는 입담 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들과 유대감도 깊다. 원체 성실하고 영리한데다 이제는 노련미도 갖추고 있다. 전형적인 돌진형 탑 라이너에서 이제는 완급 조절이 가능할 정도다. 무력 뿐만 아니라 지력까지 갖추는 특급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LCK 복귀 두 번째 시즌인 이번 2018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에서 김동하가 어떤 족적을 남기게 될지 궁금해진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