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프로 무대에 도전하려고요."
일본 시코쿠아일랜드리그plus 산하 독립야구단 4개 팀(고치 파이팅 독스, 카가와 올리브가이너스,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에히메 만다린파일럿츠)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트라이아웃을 진행한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마지막 배팅 테스트까지 마친 가운데, 고치 파이팅독스의 고마다 노리히로 감독은 한 명의 선수를 불러 세웠다.
다부진 체격을 갖춘 이 선수에게 "강하게 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라며 "일본에서 뛸 생각은 없냐"는 질문을 던졌다. 4일 최종 테스트가 남아있기는 했지만, 영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뜻이었다.
고마다 감독이 직접 다가가 관심을 보인 이 선수는 올해 공주고를 졸업한 김규성(19)이었다. 181cm의 90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김규성의 타격 모습을 본 고마다 감독은 "한국에서 대학에 갈 수 있고, 여러 선택지가 있겠지만, 2년 정도 일본에 뛰면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라며 "젊고 유능한 선수다. 내일 실전 경기까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마다 감독은 김규성에게 "일본은 런닝이 많아서 힘들텐데 괜찮겠냐"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와 함께 "소통이 중요하니 일본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구단에서 제공하는 언어 학습 프로그램도 있으니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할 것"이라는 당부까지 했다.
김규성은 올해 신인드래프트에 나왔지만 끝내 이름이 불리지 못했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던 도중 일본 독립구단의 트라이아웃 소식을 접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일본어 공부를 병행하며 일본 독립구단 입단을 준비해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관심과 기회에 김규성은 얼떨떨해 하면서도 "겨울이라서 운동을 많이 못해서 평소보다 잘 안된 것 같은데, 좋게 봐주셔서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수비와 배팅 등 연습이 주를 이뤘다면 트라이아웃 이틀 차인 4일에는 실전 경기가 주를 이룰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일본 독립리그 구단의 경우 실전 경기에서의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규성이 고마다 감독의 마음을 훔쳤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김규성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을 예정이다.
김규성은 "독립구단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라며 "2~3년 정도하다가 다시 한국에 들어와서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프로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