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죽이는, 필살의 인연"
20부작 '화유기'가 후반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승기와 오연서의 나름 달달한 요괴 로맨스도 잠시, 새드 엔딩으로 흘러가는 듯해 시청자들로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3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 11회에서 진선미(오연서 분)는 삼장의 능력을 되찾고선 손오공(이승기 분)에게 먼저 뽀뽀했다. 손오공은 "이걸론 부족하다"며 진선미에게 진하게 키스했다.
마음을 확인한 둘은 함께 손잡고 걸었다. 손오공은 "네가 먼저 뽀뽀했으니 친구는 절대 아냐. 가족은 더더욱 아니고. 그럼 뭐냐? 작동 시켰으면 책임져야지"라며 진선미에게 수작(?)을 부렸다. 집에 가서 먼저 기다리겠다는 당돌한 고백까지.
홀로 집에 온 진선미는 "어쩌지 저질러 버렸어"라며 수줍어했다. 손오공은 늦은 밤 자신을 부르지 않는 진선미가 내심 서운한 듯 "안 부르네. 작동 시켜놓고선 난 어쩌라고"라며 안절부절못했다.
사랑에 빠진 손오공은 요괴들 앞에서 삼장 진선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존경과 사랑, 난 삼장한테만 받으면 돼"라고 말하는 손오공 때문에 진선미는 부끄러워했고 "수작 부리지 마. 네가 자꾸 꼬시면 난 홀랑 넘어갈 거다"고 말했다.
금강고로 엮인 인연인 줄 알면서도 손오공에게 마음을 빼앗긴 진선미. 손오공 역시 "나도 자꾸 속는 것 같다. 금강고가 없어져도 지금 나랑 똑같을 것 같다"며 혼란스러워했다. 그럼에도 둘은 달달한 원숭이와 인간 커플이었다.
그러나 손오공과 우마왕(차승원 분)은 진선미가 사령의 소리를 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우마왕은 수보리조사(성지루 분)에게 "그들이 필사의 인연인 거냐. 돌원숭이 손오공은 불로불사의 존재인데 인간인 삼장이 어떻게 죽일 수 있냐"고 물었다.
수보리조사는 "금강고가 돌원숭이의 심장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었다. 필살의 인연이니 어느 쪽이든 죽이거나 죽게 될 거다. 손오공은 단 한번도 고통을 느껴본 적이 없다. 약오른 천계가 제천대성에게 내리는 벌"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알게 된 손오공은 우마왕한테 "금강고를 차고 있는 한 나는 삼장을 절대 못 죽이는데 정말 걔가 날 죽이려나? 내가 죽지 않으려면 삼장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먼저 죽여야겠지. 걱정 마 난 절대 안 죽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진선미의 손을 꼭 잡고 걸었다. 악귀를 상대하다가 손바닥에 피를 흘린 상처도 어루만져주며 애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자신 때문에 삼장이 된 진선미에게 앞으로 너한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나 때문이야"라고 다정하게 알렸다.
그런데 손오공의 금강고가 검게 변했다. 좀비 부자(이세영 분)가 또다시 죽임을 당하자 손오공이 분노한 것. 살인마들을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손오공을 진선미가 말렸고 순간 그는 피를 토하고 말았다.
심장이 조여드는 고통을 처음 느낀 손오공이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제천대성 손오공이지만 삼장이 채운 금강고 때문에 말랑해진 심장, 이 때문에 겪는 고통, 필살의 인연으로 얽힌 삼장과의 사랑까지 모두가 새드 엔딩의 요소.
작동 키스 이후 모처럼 달달한 503 커플의 러브라인도 잠시, '화유기'에 새드 엔딩의 기운이 짙게 깔리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화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