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뮤지컬 '렌트'로 데뷔한 정선아, 벌써 16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를 공연 중인 정선아는 조승우, 옥주현, 김준수 등과 함께 뮤지컬계 톱스타로 통한다. 지난 2013년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와 제19회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는 '아이다'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그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정선아'라는 이름 세 글자를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다.
정선아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고, 무대 경력이 쌓이면서 점점 책임감이 강해진다. 또, 이번 작품은 처음 하는 러시아 뮤지컬이라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며 새 공연 '안나 카레니나'를 선보이는 소감을 밝혔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동명 원작 소설을 재해석해 무대에 옮겼다. 영미권 작가들이 최고의 명작으로 꼽는 톨스토이 소설에 입혀진 러시아의 음악과 무용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개관 30주년을 맞은 예술의 전당의 새해 첫 작품으로 한국 초연임과 동시에 세계 최초 라이선스 제작 공연이다.
주인공 안나로 열연 중인 정선아는 "작품에 러시아 특유의 감정이 담겨 있는데, 그렇게 낯설지 않다. 오히려 미국, 영국 등의 정서보다 가깝게 느껴진다. 이번 공연을 하면서 나라와 세월을 초월해 인간의 사랑, 불행, 행복, 죽음에 대한 것들은 생각하게 됐다. 상당히 직접적이고, 선이 굵은 공연이다. 또 다른 세계를 만난 느낌이다"며 만족했다.
이어 "아름다운 작품을 한국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 행운이다. 관객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기존 작품과 다른 느낌으로, 다른 정서를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선아를 원하는 제작사가 많고, 그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이 늘어날수록 체력 관리는 필수다. 완벽한 자기 관리도 무대에 서는 프로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공연 전 컨디션 조절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정선아는 "공연 전에는 매운 음식을 안 먹는다. 공연 때도 거의 안 먹고 참는다. 밥은 딱 3시간 전에 먹는다. 개인적으로 공연 전에 배가 부르면 힘들더라. 적당히 먹을 때 최상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리고 공연하는 날은 반드시 (트레드밀을) 뛴다"고 답했다.
매운 음식을 금지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4년 전 '위키드'를 공연할 때 너무 좋아하는 떡볶이를 아주 배불리 먹었는데, 무대에서 감기 걸렸을 때의 소리가 나왔다. 정말 쇼킹한 경험이었다.(웃음) 그 이후로 자제하게 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정선아의 뮤지컬 사랑은 주변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데뷔 후 지금까지 뮤지컬 작품 외에는 출연한 적이 없고, 러브콜이 올 때도 정중히 거절했다. 이로 인해 TV에서는 그의 연기를 볼 수가 없었다.
정선아는 "과거 드라마, 영화 출연 제안이 왔는데, 그땐 촌스럽게 무대와 방송을 따로 생각했다.(웃음) 조금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멀티 시대고, '거침없이 하이킥' 같은 재밌고,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해보고 싶다"며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정선아는 1984년생으로, 30대 중반에 들어섰다. 그동안 일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젠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결혼 계획은 없지만, 나도 어느덧 그런 나이가 됐다. 결혼할 나이가 됐다고 생각하니 민망하기도 하다.(웃음) 가정을 이루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나이가 차서 결혼하고 싶진 않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줄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그런데 겨울에 애인이 없으면 더 춥긴 하다"며 웃었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hsjssu@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