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열도에 야구 한류가 불 수 있을까.
2018년, KBO리그는 유독 대만과 관련이 깊어지고 있다. NC 다이노스가 대만 국적의 외국인 투수 왕웨이중을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고, 롯데 자이언츠도 올해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를 대만 가오슝에 차렸다.
한국 야구, KBO리그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왕웨이중의 NC 입단 소식이 알려진 직후 대만의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KBO리그를 유의 깊게 지켜보겠다는 누리꾼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지난달 30일부터 대만 가오슝에 캠프를 차린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에 대한 가오슝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미 가오슝 입국 당시부터 예상 외의 환영인파에 선수단 및 롯데 관계자들 모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롯데가 훈련을 하고 있는 국경칭푸야구장에도 많은 대만 야구팬들이 롯데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림의 시간을 감수하고 있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많이 맞붙었던 이대호, 그리고 롯데 입단 이전 잠시 대만 야구를 경험했던 투수 김대우가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대만 정부와 가오슝 시 당국의 고위 관료들도 롯데 캠프를 찾아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대만 정부의 문화체육 쪽 고위 관료가 한 차례 우리 캠프를 찾아왔고, 얼마 전에도 가오슝 시 당국의 고위 관계자가 캠프를 찾아와 선수단을 격려했다. 가오슝 시에서도 1군 캠프를 차린 것에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만 현지 프로팀들도 롯데와 연습경기를 벌이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롯데 측은 “캠프 막바지 쯤 연습 경기를 한 차례 잡았으면 하는데, 대만 프로팀들의 요청이 계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 팀도 연습경기를 치를 수 있는 투수와 선수들의 몸 상태가 되어야 하기에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 쪽에서 늦게 답변을 줘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해도, 대만 야구팀들은 흔쾌히 기다리겠다는 말을 하더라”고 롯데에 관심을 덧붙였다.
대만 언론들의 관심도 크다. 3일 오후, 롯데의 훈련 모습을 담기 위해 대만의 전국 방송인 ‘중시(中視) TV’ 취재진이 국경칭푸야구장을 방문 했다. 이미 두 번째 방문. 캠프 초반 조원우 감독과 손아섭의 인터뷰를 담아가기도 했다. ‘중시 TV’ 리포터 첸 자오 구 씨는 최근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에 대해 “국제 대회에서 한국과 많은 경기들을 치르면서 대만 야구팬들의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최근 왕웨이중의 NC 진출과 롯데의 대만 캠프 입성으로 인한 대만 야구팬들의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도를 전했다.
이어 “한국 야구는 국제대회에서 보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골고루 출중한 편이다. 이렇게 한국야구가 대만에 많이 선을 보여서 대만 야구도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첸 씨는 대만 야구의 관점에서 이러한 한국야구와의 교류가 더 많아지면 곧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도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중계권에 대한 얘기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 프로팀들과 정기적인 교류전이 생기면 한국 야구를 바라보는 팬들도 더 많아질 것이고, 관심도도 높아질 것이다”고 말하면서 “지난해부터 KBO리그 중계와 관련해 문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제 NC에 왕웨이중 선수가 진출하면서 KBO리그의 대만 중계 문제도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대만 팬들이 한국 야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고 답했다.
최근 KBO는 자회사인 KBOP와의 분업을 통해 야구 행정적인 부분과 마케팅 적인 부분을 분리, 각 부분의 대대적인 강화를 천명하고 있다. 국내 중계권 관련한 부분이 최우선 적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대상이지만, 마케팅 역량과 수익구조 강화를 위한 해외 중계권 판매도 논의를 해봄직한 대목이다. 그렇기에 현재 대만 열도에 부는 야구 한류를 쉽게 외면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jhrae@osen.co.kr
[사진] 가오슝(대만)=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