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 선배만 앉으란 법 없잖아요?”
후배 앵커 한지원(진기주 분)이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배 앵커 고혜란(김남주 분)을 도발했다.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극본 제인, 연출 모완일)에서 김남주와 카리스마 대결을 펼치는 진기주의 눈빛과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더 독하고, 치열하게 흑화될 그녀의 얼굴이 궁금해진다.
2일 첫방송 된 ‘미스티’에서는 국내 최고로 꼽히는 앵커 고혜란이 남편 강태욱(지진희 분)과 쇼윈도 부부로 살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발악하는 모습이 담겼다. 혜란에게는 치매 걸린 엄마, 변호사 남편, 아기는 안중에도 없었다. 아기를 가졌지만 일을 위해 유산시켰다는 과거가 밝혀진 것. 치고 올라오는 우수한 후배들을 물리치기 위해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는 커리어 우먼이었다.
사실 혜란도 스스로 자신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체감했다. 그럴수록 그녀의 불안감이 높아졌고 주변을 경계하는 태도는 날카로웠다. 방송사 측은 5년 연속 올해의 언론인상을 혜란에게 주면서 9시 뉴스 앵커자리를 한지원에게 물려주려 했으나 혜란이 “케빈의 단독 인터뷰”라는 회심의 카드를 들고 나왔다.
혜란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된 지원은 선배에게 “그렇게 좋은 거면 물려주시죠? 하기사 그 나이에도 꿋꿋하게 버텨주셔서 여자 앵커들의 입지가 넓어지긴 했죠. 그 부분은 감사하게 생각하네요”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주인 허락 없이 내 자리를 탐낸 것에 미안해하라는 혜란의 말에 “영원한 게 어딨어요? 그 자리 선배만 앉으란 법 없잖아요? 욕심 부리지 마세요. 그 나이에. 추해요”라고 신경전을 펼쳤다.
진기주는 선배의 기에 눌려 긴장하긴 했지만, 그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당당한 말투로 되갚아주는 한지원의 출세욕을 표현했다. 배우 진기주가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확실히 새겨진 순간이었다./purplish@osen.co.kr
[사진] ‘미스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