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몸 상태가 최우선이다".
한화 구원투수 권혁(35)은 지난해 37경기에서 31⅓이닝을 던지며 1승3패11홀드 평균자책점 6.32를 기록했다. 겨우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쳤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허리 통증으로 빠졌다. 복귀 후에도 허리 통증이 재발하며 시즌을 일찍 접었다. 한화에서 첫 2년간 충분히 많은 공을 던진 만큼 안식년이 필요했다.
하지만 올해까지 안식년이 이어져선 안 된다. 다시 반등을 해야 할 때다. 어느덧 만 35세 베테랑이 된 권혁은 젊은 혈기로 모든 게 해결되는 시기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올해는 부상 없이 풀타임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 첫째도, 둘째도 건강 유지다. 다음은 권혁과 일문일답.
- 이제 캠프가 시작했는데 몸 상태는 어떤가.
▲ 나름대로 겨울을 잘 보냈고, 아팠던 부위도 나았다. 올해도 가장 중요한 건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몸 상태는 괜찮다. 1월에 필리핀에서 개인 훈련을 했는데 지금까지 해온 비활동기간 중 가장 잘 보낸 것 같다. 고교 학생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며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 올 시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나.
▲ 다른 것 없다. 아프지 않고 던지는 것이다. 정말 피부로 와닿았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이다. 안 아픈 게 우선이다.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선수를 하는 마지막 날까지 부상 없이 던질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새로운 코칭스태프 체제에서 캠프의 변화를 느끼나.
▲ 굳이 이전과 비교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주변에선 훈련량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시간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훈련 시간이 많고 적음은 비교할 부분이 아니다. 각자 자기 것을 얼마나 하느냐 차이다.
- 작년 이맘때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 재활 중이었다.
▲ 작년 이맘때에 비해 팔 상태는 너무 좋다. 작년은 재활 과정이었고,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 사실 팔보다 허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허리가 좋지 않았다. 감독님·코치님들의 배려로 훈련을 잘하고 있다. 고참에게 믿고 맡겨주신 만큼 책임감도 따른다. 베스트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
-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변화가 있을 듯하다.
▲ 선수라면 매년 기량이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당연하지만 나도 이제 어느 정도 나이가 있다. 몸 상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매년 오던 캠프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운동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더욱 진중해진다.
- 기술적으로는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있나.
▲ 핑계라면 핑계이지만 작년에는 재활을 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은 부족하다. 나 같은 불펜투수 특성상 구위나 스피드가 올라와야 한다. 그게 베이스로 깔려야 한다. 당장 무슨 변화구를 하나 더 만든다기보다 내가 갖고 있는 걸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준비한다. 구위, 스피드를 끌어올려 조금 더 정확하게, 세밀하게 던지도록 하겠다.
- 올해 팀 성적은 어떻게 될 것 같나.
▲ 그게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감독님께서도 말씀을 하셨지만 그동안 부상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진짜 제대로 된 전력으로 싸워보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웠다. 올해 부상자가 줄어들면 남들이 평가하는 그렇게 약한 전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 모두가 베스트 컨디션에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
- 성적이 나기 위해선 불펜이 잘 버텨줘야 한다.
▲ 불펜투수를 오래 해봤지만 누구 하나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우리팀에는 나뿐만 아니라 (정)우람이, (송)창식이, 제일 맏형인 (박)정진이형까지 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누구 한 명이 힘들 때마다 도와주면 버텨야 한다. 역할을 분담하고, 부담을 나누면 괜찮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