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지난해 KBO 역사에 단일 시즌 팀 최다 홈런 기록을 남겼다. 기대를 모았던 거포 자원들의 가능성이 폭발한 결과였다. 하지만 아직 모든 패가 나온 것은 아니다. 류효용(24)은 한동민 김동엽의 뒤를 이을 또 하나의 거포 유망주로 손꼽힌다.
상원고를 졸업하고 2013년 SK의 5라운드(전체 46순위) 지명을 받은 류효용은 건장한 체구를 자랑한다. 그 체구에서 나오는 힘 하나는 퓨처스리그(2군) 최정상급으로 평가받을 정도다. 비록 2군 성적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 67경기에서 타율 3할1푼4리, 1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87을 기록했다. 거포 군단 이미지를 이어갈 장기적 기대주로 기대를 모은다.
좋은 성과라고도 볼 수 있지만, 아쉬움을 남긴 2017년이기도 했다. 류효용의 시선도 아쉬움을 향해 있다. 스스로 세 가지 보완점을 찾아 보완을 위해 노력 중이다. 변화구 대처 능력, 초구 대처 능력, 몸쪽 대처 능력, 그리고 수비력이다. 코칭스태프에서도 류효용이 2군의 벽을 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류효용의 힘은 SK뿐만 아니라 타 구단에서도 인정한다. 때문에 장타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집요한 몸쪽 승부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류효용도 “결정구 목적으로 많이 던진다. 몸쪽을 공략할 수 있다면 수 싸움이 한결 편해질 같다. 몸쪽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초구에 소극적인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타이밍이 늦는 경우가 있다. 변화구에도 잘 대처해서 변화구 공략 장타력을 더 높이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한 번에 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류효용도 꾸준히, 그리고 하나하나씩 풀어나간다는 각오다. 가능성은 성실함에서 엿볼 수 있다. 류효용의 몸쪽과 변화구 대처 능력에 대해 이야기 한 백재호 퓨처스팀 타격코치는 “군에 다녀온 뒤 확실하게 생각이 바뀐 듯 하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는 중”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류효용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이 군 입대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면서 “드래프트 동기 10명 중 이제 나를 포함해 3명만 남아있다. 마냥 어린 것이 아니다. 이제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면 안 될 것 같다. 점점 더 확실한 기량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8년은 아주 중요한 기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여기서 성장하면 1군 진입의 가능성이 밝아지지만, 그렇지 못하면 방출과 더 가까워진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쉴새 없이 자신의 보완점을 이야기하던 류효용은 팀의 외야 경쟁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류효용은 “지금 시점에서 내가 형들보다 장점을 가진 것은 젊다는 것밖에 없다”고 웃으면서도 “1군에서 뛰기 위해서는 수비도 보완해야 한다. 계속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까지는 훈련에서 방망이 비중이 높았다면, 올해는 캠프 준비부터 주루와 수비를 좀 더 생각하고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효용이 구단에 확신을 심어주는 한 해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