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의 tiger스토리] 김진우 김주형에게 필요한 '처절한 승부욕'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8.02.02 14: 00

그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1군 본진이 지난 1일부터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이번 전지훈련은 작년과 비교해 많은 선수들이 바뀌었다. 40명 가운데 20명 가량이 새로운 얼굴이다.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김기태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올해 제외된 선수들 가운데 투수 김진우(35)와 내야수 김주형(33)은 여러가지로 아쉬운 뒷맛을 남기고 있다.   
김진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12월 오른쪽 무릎 수술(뼈조각 제거 수술) 을 받고 재활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31일 제출한 등록선수 명단에 빠졌다. 육성선수 신분으로 바뀐 것이다. 재활기간이 6개월이어서 5월까지는 실전 마운드에 오르기 어렵다. 등록선수 확보를 위해 육성 신분으로 돌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자체가 김진우가 처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수 년동안 각종 부상에 시달리며 제몫을 못했다. 4년간의 공백을 딛고 읍소 끝에 복귀해 2012년 10승,  2013년 9승을 따내 재기하는 듯 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일이 잦아졌다. 김기태 감독의 1기 3년 동안 13이닝-15이닝-36⅓이닝만 소화했다. 
작년에도 스프링캠프에서 준비를 잘했으나 타구를 맞고 주춤하더니 옆구리 통증까지 호소하고 개막에 빠졌다. 14경기에 등판해 2승6패 평균자책점 7.94를 기록했다. 좀처럼 선수들에 대해 쓴소리를 하지 않는 김 감독이 이례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벌써 35살의 나이가 되었고 젊은 투수들이 가세하면서 입지는 현저히 좁아졌다.  
지난 2년 동안 김주형의 행보는 아쉬움을 사고 있다. 2003년 데뷔 이후 유망주 소리를 들었지만 10년 넘게 꽃피우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6시즌 19개의 홈런, 2할8푼1리, 49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단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군 붙박이 시간을 보냈다. 연봉도 1억 원을 돌파했다. 
실적을 내자 김기태 감독이 많은 공을 들였다. 확실한 중심타자로 만들기 위해 가을 마무리 캠프와 2월 전지훈련에서 많은 땀을 흘렸다. 1루와 3루 수비력을 갖춰 방망이만 터진다면 주전을 맡길 생각이었다. 게다가 2017시즌 초반 이범호와 김주찬이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리면서 기회까지 주어졌다.
김주형은 바램과 달리 기회를 잡지 못했다. 부진이 계속되더니 57경기 출전, 타율 1할7푼에 그쳤다. 20홈런 이상을 기대 받았지만, 한 번도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찾아온 기회를 잡지 못하면 밀릴 수 밖에 없다. 김주찬과 이범호가 제기량을 찾았고 다시 김주형은 벤치에 앉았다. 결국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프로 선수는 성적으로 평가받는다.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그들은 연봉도 많이 깎였다. 이제는 벼랑 끝에 몰려 있고 시간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 태세이다. 과연 두 선수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절실함과 처절한 승부욕. 십 수년 동안 지켜본 팬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그들이 보여야 할 덕목이 아닌가 싶다.  /KIA 타이거즈 담당기자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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