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대상 1호는 외부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에게 최고의 경계대상은 바로 자신, 그 중 부상이다.
박민우는 올 시즌 등번호를 1번으로 바꿨다. 그동안 2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원래 1번의 주인인 김준완이 상무에 입대한 틈을 타서 1번을 낚아챘다. 그는 “2번을 달고 야구가 잘 풀리기도 하면서 애착이 가는 번호였다. 그러나 잔부상도 많았고 한 번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면서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번호를 바꾸려고 마음 먹은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박민우는 데뷔 시즌이던 2013년에는 7번을 달았지만 2014년부터 2번으로 등번호를 바꾼 뒤 2루 주전 자리를 꿰차며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거듭났다.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 참가하며 리그 대표 2루수이자 국가대표의 차세대 2루수임을 알린 박민우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3할, 140안타 이상씩을 때려내고 있고,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상승하며 성장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수비에서도 지난해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실책을 기록했다(7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말로 올해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리는 박민우다. 등번호를 바꾼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일단 박민우가 최대 경계하면서 주력을 두고 있는 부분은 바로 부상 방지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 수에 욕심을 가지듯 박민우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 풀타임 4년 차를 지냈지만 아직 전 경기 출장이 한 차례도 없었다.
크고 작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특히 지난해의 경우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시즌 시작이 늦어졌다. 이후 햄스트링 부상도 재발하면서 조심스럽게 경기를 뛰어야 했던 기억이 있다. 이 역시 박민우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이다. 또한 지난해 괴롭혔던 발목 통증을 치유하기 위해 왼쪽 발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일단 빠르게 회복 속도를 끌어올린 박민우는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어 올 시즌을 대비한다. 한 군데의 부상이 결국 몸 전체의 밸런스에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깨달은 시즌이었다.
그는 “부상 회복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됐다. 일단 캠프 초반에는 재활 훈련에 중점을 둘 전망이지만, 이렇게 몸 관리를 잘 했던 비시즌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NC가 세대교체에 돌입하기 전에도 박민우는 이미 NC의 현재이자 미래를 대변하는 아이돌이었다. 차곡차곡 경험을 쌓다 보니 이제는 리그와 국가를 대표할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박민우 스스로는 아직 더 성장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보고, 그 성장의 틀을 깨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있다. 그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대상은 이미 정해진 상황. 과연 박민우는 부상과의 싸움을 스스로 이겨내면서 다시 한 번 도약의 시즌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