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전날, 우익수 땅볼 아웃되는 꿈 꿔"
'최고가 되겠다' 각오 남기고 ML행 첫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투타 겸업'으로 이미 뜨거운 관심의 주인공. 오타니가 도전의 첫 발을 내딛었다.
오타니는 1일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을 통해 미국 LA로 떠났다. '스포츠호치', '닛칸스포츠' 등 일본 유수의 스포츠매체는 이를 대서특필하며 오타니의 출국 기자회견 내용을 전했다.
오타니는 "즐겁고 설레는 마음이 가장 크다. 물론 불안감도 있지만, 자신있는 것들을 하나씩 하면 목표가 이뤄질 거로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구체적인 목표를 묻자 "어릴 때부터 야구를 세상에서 가장 잘하고 싶었다. 최고가 되는 게 목표였다. 지금도 심플한 그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하루하루 꿈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각오는 크지만 거창하진 않다. 오타니는 "여권과 야구용품만 있으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요란함을 경계했다. 미국 출국 전날인 31일 밤도 평범했다. 그는 통역과 함께 저녁 식사하며 서로 힘내자는 이야기만 나눴다. 단, 꿈자리는 뒤숭숭했다. 오타니는 "우익수 땅볼로 아웃되는 꿈을 꿨다"며 밝게 웃었다.
일본야구 대선배인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는 오타니에게 "일본과 미국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며 도전을 응원한 바 있다. 오타니는 "그런 말 해주신 자체가 정말 행복하다. 변화에 잘 대응하도록 유연한 태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일본프로야구는 꾸준히 지켜보겠다는 오타니. 그의 관심을 끄는 건 단연 니혼햄 후배 기요미야 고타로였다. 기요미야는 와세다실업고교의 간판타자로 고교 3년간 111개의 홈런을 때려낸 거포다. 올해 니혼햄에 입단한 신인. 오타니는 "힘냈으면 좋겠다"라고 짧게 격려했다.
한편, 2013년 니혼햄에 입단한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에서 5시즌 통안 투수로 통산 42승15패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했다. 타자로도 통산 403경기에 출전해 48홈런 166타점 2할8푼6리의 빼어난 성적을 찍었다. 올 시즌 앞두고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원 소속팀 니혼햄에 2000만 달러(약 219억 원)을 지불하며 그를 품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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