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지완의 바람 "타이거즈 로고에 별을 더 달고 싶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02 06: 35

고기를 맛보고, 이내 잃어봤다. 8년 만에 다시 씹은 고기 맛은 여전했다. '고기 먹어본' 나지완(33·KIA)은 우승 욕심이 가득하다.
KIA 선수단은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한 선수단 55명이 3월 8일까지 담금질에 나선다. 
'새신랑' 나지완도 오키나와로 떠났다. 나지완은 지난 12월, 기상캐스터 양미희 씨와 화촉을 밝혔다.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는 "가장이 되니까 책임감이 정말 커졌다. 매년 '올 시즌에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올해는 그 마음이 더욱 강하다"고 입을 열었다.

개인사로 바빴음에도 운동은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는 출국장에 홀쭉해진 얼굴로 나타났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만족은 없다. 올해 역시 우승을 정조준 하기 때문이다. 나지완은 "우승이 기쁜 건 그때 뿐이고, 며칠 안 간다. 하지만 자부심은 있다"라며 "타이거즈 로고 아래를 보면 우승 횟수를 상징하는 별들이 있다. 우리 팀은 별 11개다. 하지만 더 추가하고 싶다. 올해 정말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교사는 2010년의 자신이다. 그는 "아무 것도 모르던 2009시즌 우승을 했다. 이듬해인 2010년은 '당연히 우승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KIA는 2009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으나 이듬해 4강에 실패했다. 그 시절 '영건'이었던 나지완은 당시 실책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 나지완은 "당장 나를 비롯해 (양)현종이, (안)치홍이 등 2009년 우승 멤버가 그때를 기억할 것이다. 또, (최)형우 형, (이)범호 형처럼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다. 그때처럼 실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자신감은 동료들 향한 믿음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해처럼 7명이 3할 타율을 넘기는 어마어마함은 쉽지 않다. 하지만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우승 멤버를 그대로 지켰으니 강세는 당연할 거라는 분석이었다. 그는 "확실히 자부하는 건, 올 시즌 우리 팀 전력은 플러스면 플러스지 마이너스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상만 없다면 타격 상위권에 있을 팀이다"고 자평했다.
거기에 알짜배기 보강도 있었다. LG에서 방출된 정성훈을 품은 것. 정성훈은 백업 1루수와 지명타자로 나설 전망이다. 지명타자로 나서게 되면 나지완과 포지션이 겹친다. 하지만 나지완은 손사래 치며 "성훈이 형은 내 경쟁자가 아니다. 물론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모두가 경쟁자이지만, 내가 배우는 입장이다. 좋은 얘기 해주시면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무슨 얘기 해주실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닮은 꼴' 정성훈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는 "스윙 궤도부터 레그 킥까지 비슷한 점이 참 많은 선배라고 생각한다. 아직 어색하긴 한데, 성훈이 형은 범호 형, (김)주찬이 형과 친하다. 형들을 통해 친해지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김기태 감독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제 나지완이 타이틀 홀더에 욕심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나지완은 "감독님이 선제 공격을 하셨다"라고 너스레 떤 뒤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타이틀 욕심은 당연하다. 만약 고를 수 있다면 타점왕에 오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결국 올해도 타점과 출루율이 관건이다. 나지완은 "투수가 승보다 평균자책점을 중시하는 것처럼 나도 타율보다 100타점을 중시한다. 타점은 타자의 꽃인 것 같다. 거기에 출루율은 내 자산이다. 올해도 출루율 4할은 넘기고 싶다. 그래야 내 앞뒤 타자들의 타점이 늘어날 것이고, 팀 승리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한 번의 우승과 직후 느낀 실패. 감격을 다시 맛보기까지 8년이 걸렸다. 긴 시간이 필요했던만큼 '수성 의지'는 강하다. 과연 나지완은 자신의 바람대로 타이거즈 로고 밑에 별을 새길 수 있을까.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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