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코치는 '리틀 류중일'이 될 수 있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2.02 06: 34

 LG의 레전드 이병규(44)가 다시 트윈스 유니폼을 입는다. 2016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병규는 1년 동안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18시즌 LG 코치로 새 출발한다.
류중일 신임 감독은 이병규의 코칭스태프 합류를 반겼고, 기대감도 크다. 류 감독은 자신의 첫 코치 시절을 떠올리며 이병규 코치에게 과거 자신의 모습을 기대했다.
류 감독은 삼성에서 13년을 뛰고 1999시즌을 끝으로 은퇴, 2000년부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류 감독은 "내가 은퇴하고 처음 코치할 때 2군에서 시작했다가 시즌 중간에 1군으로 호출 받았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 이병규도 그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병규 코치는 2월부터 시작하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코칭스태프로 합류했다. 아직 보직은 미정이다. 류 감독은 "이 코치를 올해 1군에 둘 지, 2군 타격코치로 둘 지는 고민 중이다. 캠프가 끝나고 최종 결정한다"며 "개인적으로는 1군에 있었으면 좋겠다. 은퇴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선수들과 친하지 않겠나. 선수들과 소통하고 이끌어주면 괜찮을 거 같다"고 말했다. 1군 메인 타격코치는 신경식 코치로 정해졌다. 이병규 코치가 1군 보조 타격코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이병규 코치는 LG로 복귀한 뒤 인터뷰에서 자신의 코치관을 어느 정도 드러냈다. 그는 "후배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먼저 가르치기 보다는 이리저리 고민하고 시도해보고, 난관에 부딪혔을 때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생각한다. 그런 방법이 선수들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스타 선수들이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선수 시절 재능, 눈높이가 높은 것이 가르치는 것에는 불리하다는 시선이다. 이 코치는 11월 마무리 훈련 동안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며 "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린 친구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김용달, 김무관 코치가 타격이론을 갖춘 지도자로 주목받았다. 타격기술, 노하우 못지 않게 최근에는 소통, 심리적인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 코치는 일본 주니치 시절에 자신을 가르친 이시미네 타격코치를 떠올렸다. 코치로서 그를 닮고 싶다고 했다. 코치와 선수간의 일방적인 지도가 아닌 대화와 소통이었다. 그의 지도자 롤모델은 선수의 훈련, 노력, 고민을 묵묵히 지켜보다 선수가 조언을 구하면 그동안 지켜보면서 느낀 점을 자세히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병규와 함께 선수 생활을 오래 한 주장 박용택은 "1군에서는 선수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고민 상담을 잘해주는 역할이 기대된다. 같이 선수였을 때부터 많이 해왔던 것들이다. 타격은 너무 예민하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은퇴 후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더라"며 '코치 이병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병규 코치와 LG 젊은 타자들의 관계가 올 시즌 LG 전력의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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