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3루는 한마디로 최정(SK) 시대다. 지난 2011년부터 최근 7년간 무려 5번이나 3루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다. 2014~2015년 박석민(NC)이 2년 연속 수상했지만, 최근 2년은 다시 최정의 몫으로 돌아갔다. 올 시즌에도 최정을 중심으로 3루 경쟁 구도가 움직일 전망이다.
미국에서 돌아온 황재균(kt), 부활을 꿈꾸는 박석민, 예비 FA 김민성(넥센) 등이 3루에서 최정에 도전장을 던진다. 여기에 또 한 명, 한화 부동의 주전 3루수 송광민(35)도 있다. 그동안 항상 팀을 먼저 앞세우며 개인 목표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올 시즌은 뭔가 다르다. 절친한 선배 김태균은 "최고 3루수 반열에 오를 선수"라며 옆에서 송광민의 경쟁심을 부추기고 있다.
김태균은 "광민이가 올해 FA를 앞두고 있다. 골든글러브를 받고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하는 송광민에겐 승부를 걸어야 할 시즌이다. 지난해 야수 고과 1위를 차지하며 연봉도 2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올라 팀 내에서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다.
송광민은 "골든글러브에 도전하기 위해선 타격에서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최)정이나 (황)재균이 같은 3루수들은 홈런이 많다. 10개대 홈런으로는 경쟁이 되기 쉽지 않다. 3할 타율도 중요하지만 요즘 3루수들은 3할 타율이 기본이다. 3할 타율을 유지하되, 홈런 숫자를 더 늘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홈런 목표 숫자도 정했다. "당장 30홈런은 쉽지 않다. 25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송광민의 말이다. 개인 최다 홈런은 지난 2016년 17개. 지난해에는 13홈런. 거의 두 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 만만치 않은 미션이지만, 거포 조련에 일가견있는 장종훈 수석코치와 재회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송광민은 "장종훈 수석코치님과 타구 각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수석코치님께선 (최)진행이 치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했다. 진행이가 마무리캠프 때부터 많이 좋아졌다"며 "공과 레벨을 맞추는 스윙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높은 볼이 오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는 스윙 궤적이 되면 타구 비거리까지 늘릴 수 있다. 배트 스피드는 충분히 자신 있다"고 변화 포인트를 설명했다.
시즌 후 처음 FA 자격을 얻지만 베테랑들을 외면한 시장 분위기는 부담스럽다. 송광민도 만 35세로 이제 나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송광민은 "FA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당장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아니다. 지금은 시즌 준비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잘라 말했다. 홈런 25개, 3루 골든글러브 목표치에 다가갈수록 성공적인 FA 계약도 따라올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