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아니야'의 배우 유승호가 드라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승호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C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 종영 인터뷰에서 "현장 분위기는 최고로 좋았다. (채)수빈이부터 엄기준 형, 감독님까지 모두 착하고 맡은 바에 충실한 사람들 뿐이었다. 완벽한 현장이었다"며 드라마 현장을 떠올렸다.
그는 '로봇이 아니야'의 낮은 시청률이 걱정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시청률이 안 나왔는데도 드라마가 정말 좋았다. 사실 이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될 줄 몰랐다. 제가 찍었지만 진짜 완성도도 높았다. 사소한 소품 하나하나가 완벽했고, 감독님의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승호는 "저에게는 진짜 소중하고 좋은 작품이다. 솔직히 말하면 시청률은 믿을 수 없었다. 감독님부터 배우, 스태프들까지 모두 그랬다. 후반에 가서부터는 시청률에 아예 신경쓰지 않았다. 시청률에 따라 현장 분위기가 달라지는 건 프로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강한 믿음을 전했다.
유승호는 '로봇이 아니야'에 대해 "그 어떤 현장보다 밝았을 거다. 왜냐하면 드라마가 그냥 재미있었다. 모든 배우들이 촬영하면서 남의 드라마 보는 것처럼 정말 재미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분명 나중에 이 드라마가 언젠가는 재조명 받을 거라고 믿고 있다. 나름대로는 '로봇'이 들어가는 제목이 조금은 보기 힘들게 만들었을 수도 있고, 내용상 중간부터 시청하기엔 힘들어 진입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런 시청률이 나왔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갖고 있다. 다만, '로봇이 아니야'를 좋은 작품, 아름다운 작품으로 남기자고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열심히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첫방 시청률 보고 다음 날 현장을 갔는데 감독님을 못 쳐다보겠더라. 이게 전적으로 배우 탓이라 할 순 없었도, 어떻게 보면 배우 탓도 있지 않겠나. 수빈이 얼굴도 차마 못 보겠더라. 하지만 그 분위기를 어떻게든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먼저 '우리 시청률 어떻게 해요?'라며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고, 웃으면서 분위기를 풀려고 한 것 같다. 다행히도 드라마 중반에 해외에서 인기가 좋다는 소식을 들어서 많이 힘이 났다. 우리끼리는 '시청률 3%라는 의미는 상위 3% 안목을 가진 시청자'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힘을 많이 냈다"며 첫 방송 시청률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로봇이라는 소재를 과감하게 다룬 것에 대해 유승호는 "나 또한 '우리나라에서 로봇?'이라는 생각을 하며 걱정을 했던 적도 있었다"면서도 "앞으로 계속 드라마 소재들이 다양해지면서 로봇 소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로봇 멜로'가 붙은 장르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 우리가 처음으로 로봇이란 소재를 다룬 드라마이기 때문에 '처음'이라는 위치를 가질 수 있게 될 거다. 그런 면에서 분명히 훗날에는 반드시 재평가를 받을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승호는 "이번 작품이 흥행은 잘 안 됐지만 나 스스로 재미있게 본 드라마를 만들었고, 그래서 더욱 자신있게 작품에 대한 믿음을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만약 완성도도 떨어지고 그랬다면 고민을 많이 했을 거다. 완성도가 좋은 작품을 해서 지금은 오히려 기분이 정말 좋다. 이런 작품을 했다는 거 자체가 영광이다. 안 본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고 '로봇이 아니야'가 자신에게 자신감을 북돋아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승호는 '로봇이 아니야'에서 김민규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지난 달 25일 종영한 '로봇이 아니야'는 인간 알러지 때문에 제대로 여자를 사귀어 본 적 없는 남자 김민규가 로봇을 연기하는 여자 조지아(채수빈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다./ yjh0304@osen.co.kr
[사진] 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