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화제작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타인이 수십 년 동안 여배우들 및 업계 관계들을 강제로 성추행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할리우드가 발칵 뒤집혔었다. 명성 높은 감독 출신 제작자의 두 얼굴을 용기 있게 밝힌 여배우들을 향해 전 세계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지만, 되레 피해자들에게 ‘꽃뱀’ 낙인이 찍혀 죄인이 되는 억울한 상황으로 반전되기도 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권력 있고 돈 많은, 소위 힘 있는 남성이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자신의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남성 위주 사고방식이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그나마 와인 스타인이 아내 조지나 채프먼에게 이혼을 당하고 그의 제작사가 곧 매각될 예정이라는 사실에 통쾌하다는 사람이 많았다.
한국의 제작환경도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사정은 여전히 구식이다. 영화계는 물론 그리고 법조계, 방송가까지 성추행의 추악한 사실이 드러나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지난해 영화 촬영장에서 여배우 A씨에게 연기적 감성을 불어넣어주겠다는 명목으로 세 차례 뺨을 친 김기덕 감독의 폭행 사실은 적잖은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다.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았던 성적인 장면들이 감독의 의도에 따라 언제든 즉흥적으로 추가-삭제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다.
김 감독은 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A씨는 또 김 감독에게 당시 베드신 강요 및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혐의도 주장했지만 법원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혐의 없음 처분했다.
방송가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해 MBC 드라마 스태프가 해당 PD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내부에 제보를 했다는 사실이 1일 알려졌다. 당시 해당 PD는 대기 발령이 났고 인사위원회 회부를 앞두고 있다.
최근 용기를 내 성추행 피해 폭로에 나선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Me Too 캠페인’ 열풍이 불게 될 것 같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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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잡습니다]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12월 7일 <‘여배우 폭행 혐의’ 김기덕 감독, 벌금 500만원 기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45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