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름을 거부하는 그녀.'
엄마라고 모두 똑같은 모성애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tvN '마더'는 다양한 여성들을 통해 여러 모습의 모성애를 보여주고 있다. 극 중 배우 고성희가 연기하는 자영의 모성애는 차갑고 아프다. '왜 저럴 수 밖에 없을까'란 생각도 들게 해주는 어떤 엄마의 모습이다.
지난 달 31일 방송된 '마더'에서는 자영(고성희 분)이 경찰관 창근(조한철 분)에게 조사받고 아이는 뒷전인 채 애인을 위해 거짓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창근은 자영에게 "병원 기록을 보면 해나가 야구공에 맞아서 귀에서 피가 나고 광대뼈에 타박상을 입었다고 하더라. 대체 몇 시쯤에 야구공에 맞았을까?"라며 CCTV 화면을 보여줬다. 영상 안에는 늦은 밤 자영이 애인 설악(손석구 분)과 함께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에 어딜 갔냐고 묻는 질문에 자영은 "노래방에 갔다"고 답했고, 창근은 "애가 아픈데 노래방에 가셨다. 이것만 보면 애가 멀쩡히 집에 들어갔다가 다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어머니 어떻게 생각하시냐"라며 자영을 압박했다. 의심을 받자 불안해진 자영은 "어머님 어머님 하지 마세요. 제가 형사님 어머님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은 이후 설악에게 "그 경찰이 나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무시했다. 내가 어떻게 어머니로 보이냐. 밖에 나가면 다들 학생 아니면 아가씨라고 한다"며 화가 났던 이유를 말했다.
그 무엇보다도 자신을 '어머니'라 부르는 것에 화가 난 터. 자영은 준비되지 않은 엄마였다. 어린 나이에 원하지 않는 아이 혜나를 낳았고, 억울한 마음도 들었을 터. 그래서 딸에게 사랑을 주지 못했다. 사랑을 줄 마음도 주는 방법도 모른 것이다. 그에게 세상은 남자친구가 중심이고, 이런 남자친구가 자신을 떠날까봐 아이를 보육원에 맡길 생각까지 한다.
혜나는 TV 화면 속 거짓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영을 보며 "우리 엄마 내가 죽으면 얼마나 슬퍼할까 그것만 알고 싶었어요. 그런데 우리 엄마 슬프지가 않아요. 내가 죽었으면 해요”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찡하게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자영이 딸을 모질게 학대하는 엄마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이런 방임이 더욱 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불완전한 모성애. 드라마 속 모습만은 아니기에 더욱 씁쓸함을 남긴다. /nyc@osen.co.kr
[사진] '마더'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