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을 연기한 서지혜는 분명 인생 캐릭터를 만났는데, 드라마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호평보다 혹평이 늘어나 여러모로 아쉬운 상황이 됐다.
KBS2 수목드라마 '흑기사'가 중반부를 훌쩍 넘어서 종영을 앞두고 있다. 이야기가 절정에 치닫고 있지만, 어째 드라마 팬들의 불만은 다소 높아진 모양새다.
애초 '흑기사'는 주인공 문수호(김래원 분), 정해라(신세경 분)에게 포커스가 맞춰줘 이야기가 진행됐다. 과거에서 현재로 연결된 이들의 운명과 슬픈 전생 스토리가 밝혀져 방송 초반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이때만 해도 샤론(서지혜 분) 캐릭터는 250년 넘게 사는 불로불사의 존재로 많은 미스터리를 간직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영원히 늙지 않는 아름다운 미모에 옷을 만드는 탁월한 능력, 여기에 자유자재로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능력을 선보여 짧은 등장에도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수호와 해라의 존재감은 줄어들고, 샤론의 서사가 부각되기 시작됐다. 특히 샤론이 전생의 남편 수호에게 사랑을 갈구하면서, 맹목적인 집착 증세를 보였다. 수호는 현생에서 해라만을 바라보며 사랑하고 있다. 샤론에게 단 한 번도 여지를 남기지 않을 만큼, 이성 관계에 있어선 늘 단호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샤론은 수호와의 비즈니스 관계를 이유로 무작정 집에 찾아와 같이 살고 싶다고 했고, 이후 뜻대로 되지 않자 "나한테 너무하잖아. 한 번 안아주는 것도 안 돼? 다음 생에서 만나요. 기다릴게"라며 은장도로 수호의 심장을 찔렀다.
지난 1월 31일 방송된 '흑기사'에서는 심장을 찔린 수호가 가까스로 살아났지만, 샤론은 의사로 변신해 베개를 들고 수호를 죽이려 들었다. 또, 수호, 해라와 함께 경찰서를 가던 중 한강에 몸을 던져 끔찍한 투신자살을 시도, 기억을 잃은 채 다시 이들 앞에 등장했다.
질투와 복수심에 눈이 먼 샤론은 초반 빈틈 있는 매력적인 악녀에서, 지금은 수호를 두 번이나 살해하려다 실패한 무서운 악인으로 돌변했다.
이미 메인 남녀 주인공의 스토리를 삼켜버린 샤론의 존재감에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이러다 매력적으로 그려졌던 샤론 캐릭터까지 붕괴돼 결국 밉상으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hsjssu@osen.co.kr
[사진] '흑기사'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