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 '염력'과 '공동정범', 같거나 다르거나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2.01 09: 43

 영화가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어느 정도 꿰뚫을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개봉한 ‘염력’(감독 연상호)과 ‘공동정범’(감독 김일란 이혁상)이 각각 상업 오락영화, 다큐멘터리라는 다른 틀 안에서도 용산참사라는 같은 주제를 풀어냈기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부산행’(2016)으로 천만 관객을 모은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으로써 개봉 전부터 관객들에게 높은 기대감을 받았던 ‘염력’은 초능력을 통해서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고 있다.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 석현(류승룡 분)과 강제 철거 명령에 저항하는 치킨집 사장이자 석현의 딸 루미(심은경 분)가 용역 깡패에 맞서 싸우는 상인들을 돕는 내용을 그린다. 연 감독은 앞서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능력을 가졌을 때 생길 수 있는 이야기를 영화화하고 싶었다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염력’은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로 웃음을 안기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를 접목시켜 장르 영화의 색채를 드러냈다.
‘공동정범’은 2009년 1월 20일 불타는 망루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돼 버린 이들이 엇갈린 기억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했던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의 후속작이다.
2009년 1월 20일 경찰은 용산 철거민들이 망루 농성을 시작한 지 25시간 만에 진압 작전을 실시해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농성자 5명과 경찰 1명이 숨졌고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공동정범’의 김일란, 이혁상 감동은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철거민들이 어려운 만남을 이어가며 애써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음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다시 만나기 힘든 과거를 되짚으며 서로가 잘못된 기억을 갖고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하며, 관계를 복원하는 힘은 연대와 진상 규명에 있다고 말한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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