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아무리 판타지라지만..해도 너무한 '흑기사'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2.01 10: 42

아무리 판타지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싶은 전개다. 김래원의 초능력에 극 말미 등장한 서지혜의 기억상실 설정이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여기에 별다른 전개 없이 같은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KBS 2TV 수목드라마 '흑기사'는 한 남자와 두 여자의 200여년에 걸친 사랑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전생과 현생에 얽힌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는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특히 '멜로 장인' 김래원이 선택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얻어왔다. 
초반 수호(김래원 분)과 해라(신세경 분)의 첫 만남과 수호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들은 '흑기사'를 더없이 매력적인 드라마로 만들어줬다. 김래원과 신세경의 설렘 터지는 멜로 호흡에 판타지를 완성하는 서지혜와 장미희의 활약이 호평을 이끌었다. 특히 서지혜는 전생의 악연을 끊어내야 하는 숙명의 샤론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를 얻기도. 

그런데 극이 전개되면 전개될수록 샤론의 악행은 도를 넘어섰고, 수호와 해라는 샤론의 집착 가득한 행동에 당황해하고 철벽을 치기 일쑤였다. 수호와 해라의 사랑은 굳건했지만, 샤론은 쉬이 마음을 접지 못해 매회 같은 이야기가 반복됐다. 수호의 복수 역시 마찬가지. 복수의 대상은 명확하지만 이를 증명해내는 과정이 너무 지지부진한 것. 
이 때문에 17회 방송을 마친 지금까지도 전생을 바탕으로 한 샤론의 이야기만 부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지난 31일 방송분에서 수호의 가슴을 은장도로 찌른 샤론은 두 번째 살해 계획까지 실패한 뒤 투신을 선택했다. 혼례복을 만들었으니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게다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샤론의 모습은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샤론으로 인해 죽다 살아났던 수호는 괴력이 생기는 한편, 모든 일이 다 술술 잘 풀리는 운수대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과거 수호는 백희(장미희 분)를 만난 이후 늘 운이 따랐고, 그 덕분에 젊은 나이에 성공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호의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이들은 늘 안 좋은 사고에 휘말렸다. 그런 가운데 또 다시 수호에게 기이한 일들이 생겨난 것.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이유는 드러나지 않고 있어 지켜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황당하다는 말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방송 말미엔 샤론이 재등장해 해라에게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기억상실을 암시하는 것. 물론 이것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흑기사'의 전반적인 이야기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샤론의 기억상실은 '흑기사'를 애정어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parkjy@osen.co.kr
[사진] '흑기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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