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이보영과 허율이 치매에 걸린 할머니 예수정을 만났다. 이들의 짧은 만남은 이보영과 허율에게는 따뜻한 쉼표가 되고, 시청자에게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버려진 이보영을 거뒀던 예수정이 고아원 정애원을 홀로 지키는 모습은 기른 이의 마음 또한 엄마만큼 깊고 애절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폭발시켰다. 이에 따뜻한 온기를 얻은 이보영이 앞으로 허율을 잘 지킬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3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마더’(연출 김철규/ 극본 정서경/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3회에서는 수진(이보영 분)과 혜나(허율 분)가 아이슬란드로 떠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어린 시절 수진의 집이었던 정애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수진은 여섯 살 때 자물쇠에 묶인 채 버려진 과거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입양이 되던 여덟 살 때까지 정애원에서 글라라(예수정 분) 선생님에게 보살핌을 받았었다.
행복한 기억을 안고 정애원에 도착한 수진과 혜나는 깜짝 놀라고 만다. 정애원은 폐허와 같은 모습이었고 그 안에는 이제는 늙어져 치매에 걸린 글라라 선생님만이 홀로 계셨던 것. 다행히도 수진을 알아본 글라라 선생님은 수진과 혜나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혜나는 글라라 선생님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고 수진은 여섯 살부터 여덟 살까지의 기억들과 마주했다.
어린 수진은 엄마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어느 순간 엄마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자 어린 수진은 글라라 선생님에게 “저는 엄마가 되기 싫어요. 절대로 절대로 엄마가 안 될래요”라며 엄마가 되기를 거부했었다. 그런 수진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자 글라라 선생님은 더할 나위 없이 기뻐했다.
수진은 “저에겐 엄마가 없는데 어떻게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라며 부담감과 두려움의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러자 글라라 선생님은 수진에게 “엄마가 되는 건 중병을 앓는 것과 같다”며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수진을 다독여 눈물샘을 자극했다. 더욱이 요양병원으로 가야만 하는 순간조차 글라라 선생님은 끝까지 수진을 생각했다. 혜나를 향해 “윤복아. 너는 선생님의 마지막 아이야. 엄마 잘 부탁할게”라고 말했던 것. 또한 수진에게 “엄마가 되어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하느님이 이것만은 안 잊어버리게 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 수진이가 엄마가 됐다는 거”라며 글라라 선생님의 마지막 인사가 눈물샘을 터뜨리게 했다.
이보영은 애틋하면서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다. 엄마가 되기로 결심하고 나서 처음으로 불안함과 두려움의 감정을 오롯이 드러낸 것. 가슴 절절한 눈물을 쏟아내면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극심한 고통이 따르게 되는지를 담담하게 표현했다. 더불어 허율은 아이와 같은 천진함을 보여주다가도 이보영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속 깊은 아이의 모습까지 보여 울컥한 감정을 배가시켰다.
방송 말미엔 수진이 평소 “세상에서 제일 가기 싫은 곳”이라고 불렀던 영신(이혜영 분)에게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져 주목도를 급상승시켰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딸을 눈 앞에서 목도한 이혜영의 담담한 목소리와 함께 우뚝 서 있는 것 하나 만으로도 시선을 강탈시킨 이보영의 존재감이 빛을 내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 /parkjy@osen.co.kr
[사진] '마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