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가 연패를 탈출했다. 애런 헤인즈의 해결사 역할과 동시에 주축 선수들의 투혼이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SK는 3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맞대결에서 84-78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SK는 2연패에서 탈출하며 26승14패로 3위를 유지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24승16패로 4위에 머물렀다. 양 팀의 승차는 다시 2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SK 입장에서는 2연패에 빠진 가운데,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았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최준용이 왼쪽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제 컨디션이 아니고, 슈터 변기훈 역시 발목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최부경, 김민수의 몸 상태도 정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신인 안영준도 이달 초, 쇄골 부상을 당해 장기 결장이 불가피한 듯 했지만 그나마 나아지면서 경기에 나오고 있다. 결국 애런 헤인즈와 테리코 화이트를 제외한 토종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몸 상태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내줄 수 없는 것이 SK의 입장. 이날 현대모비스에 패할 경우 공동 3위로 내려앉기에 필승의 각오가 필요했다. 부상 선수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코트 안에서 뛸 수 있다면 의지를 내비쳐야 했다.
이날 경기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접전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SK는 현대모비스의 지역 방어와 오밀조밀한 수비를 애런 헤인즈가 코트를 휘저으며 깨뜨렸다. 헤인즈는 완벽한 해결사 역할을 해내면서 조금씩 승부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헤인즈만으로 이날 SK의 승리를 설명할 수 없었다. 최준용과 변기훈, 안영준 등 부상을 안고 달리던 선수들이 요소요소에서 씬스틸러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하며 경기의 리듬을 바꿔놓았다.
최준용은 끊임없이 코트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경기 조율과 동시에 골밑에서도 현대모비스 레이션 테리와 마커스 블레이클리와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종반으로 향해가는 찰나에 신경 쓰던 왼쪽 무릎 대신 오른쪽 무릎에 부하가 걸리기도 했지만 다시 씩씩하게 코트에 들어섰다. 변기훈도 정확한 슛으로 알토란 같은 득점을 팀에 제공했다. 안영준도 투혼을 발휘했다. 4쿼터 시작 3분여 만에 점수 차는 7점까지 벌어졌는데, 이때 이들은 헤인즈와 함께 수비와 공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승부를 결정 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헤인즈는 이날 40점 14리바운드 6어시스트 맹폭을 했다. 그리고 최준용이 14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변기훈이 9점 3리바운드, 안영준이 11점 5리바운드로 뒷받침을 확실하게 해내며 3위를 유지하고 2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2위 전주 KCC와는 2경기 차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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