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총감독 일침, "기적이란 말 듣기 싫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1.31 14: 51

"스포츠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시스템이다. 어떠한 불모지 스포츠라도 좋은 시스템만 있으면 좋은 선수를 키워낼 수 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3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타워콘도 사파이어홀에서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이날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선수들과 이용 총감독이 인터뷰를 가졌다.
해외 월드컵 일정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을 위해 국내에서 최종 훈련에 돌입했다. 힘든 훈련을 통해 대표팀은 한국 동계 스포츠 역사상 첫 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내심 금메달도 목표권.

이용 대표팀 총 감독은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 2개-동메달 1개를 노린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봅슬레이 2인승의 원윤종-서영우 조와 스켈레톤의 윤성빈이 금메달을 노린다. 봅슬레이 4인승(원윤종, 서영우, 전정린, 김동현, 오제한)도 메달권을 조준했다.
최근 스켈레톤과 봅슬레이에서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언론과 국민들이 관심이 늘고 있다.  이용 총감독은 "올림픽은 4번의 레이스 중에 단 1번의 실수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종목이다.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 언론이나 국민들 모두 한마음으로 선수들을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그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이용 총감독은 늘어난 언론 보도와 국민들의 관심에 고마움을 나타내면서 대표팀의 선전을 단순한 '기적'으로 폄하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용 총감독은 "봅슬레이는 7년, 스켈레톤 5년 정말 힘들게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 봅슬레이는 정말 썰매 하나 날 하나 없이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그 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윤성빈 선수의 경우 처음 시작할 때 썰매부터 자세 모든 지도자들이 가르쳤다. 정말 열심히 했다. 지도자와 선수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용 총감독은 "누가 선수 발굴했냐가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 대표팀 발전은 '기적'이 아니다. 한국에 봅슬레이 스켈레톤 합쳐서 10명의 지도자가 있다. 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모든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했다. 이런 노력을 무시하는 '기적'이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용 총감독은 "소치 올림픽부터 모든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했다. 가볍게 던지는 '기적'이란 말은 모든 노력을 폄하하는 말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윤)성빈이는 결코 천재가 아닌 노력파다. 막힐 때마다 잠도 자지 않고 연습하며 노력했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고 열변을 토했다.
'기적'이란 말은 결국 시스템적 한계를 개인이 뛰어나올 때 나오는 말이다. 이용 총 감독은 그러한 기적보다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 총감독은 "스포츠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시스템이다. 어떠한 불모지 스포츠라도 좋은 시스템만 있으면 좋은 선수를 키워낼 수 있다. 썰매 종목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기적보다는 노력, 그 노력을 완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 이용 총 감독이 한국 스포츠에 진솔한 조언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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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평창=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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