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프리미엄은 옛말이 되는 듯하다.
한화가 31일 가장 늦게 연봉 계약을 완료하며 KBO리그 10개팀 모두 연봉 협상을 마쳤다. 논공행상, 신상필벌이 이뤄진 가운데 주목되는 특징은 예비 FA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이다. 대부분 구단들이 예비 FA 선수들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연봉 삭감 또는 소폭 인상에 그쳤다.
FA 계약으로 묶여있는 6명(최정·장원준·박용택·윤성환·박경수·박기혁)을 제외한 연봉 협상 대상 FA 22명 중 삭감자가 11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예비 FA 중 연봉 인상자는 9명으로 삭감자보다 적었고, 나머지 2명도 동결에 만족했다. 냉정한 평가가 이뤄진 결과다.
삭감폭도 어마어마했다. 삼성 투수 장원삼은 7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무려 73.3%가 삭감됐다. 5억5000만원 삭감은 역대 KBO리그를 통틀어서도 최다액 삭감 기록. 첫 번째 FA 4년 계약 기간이 끝났고, 성적 부진으로 연봉 협상에서 찬바람을 맞았다.
한화 외야수 이용규도 9억원에서 5억원으로 4억원이 대폭 깎였다. FA 신청을 1년 유보하며 연봉 협상 대상자가 된 이용규는 구단에 먼저 삭감 의사를 전했지만, 예상보다 더 많은 5억원이 떨어졌다. 지난해 부상에 따른 팀·개인 성적 부진에 책임을 물었다.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거둔 넥센 내야수 김민성도 삭감을 피할 수 없었다. 3억7000만원에서 2000만원 깎인 3억2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맺었다. 30세로 비교적 젊은 나이, 리그 평균 이상 성적을 낼 수 있는 김민성이지만 예비 FA 프리미엄은 없었다.
이외에도 삼성 박한이(4억5000만원→2억5000만원), 김상수(3억1000만원→2억4000만원), 손주인(2억원→1억8000만원), 넥센 이보근(1억5000만원→1억4000만원), 롯데 이명우(1억1000만원→1억500만원), 이정민(1억5000만원→1억원), 노경은(1억6000만원→1억원), KIA 김진우(1억2000만원→6000만원) 등이 예비 FA임에도 연봉 삭감을 당했다.
인상자도 9명 있지만 대체로 폭이 크진 않았다. FA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두산 포수 양의지가 4억8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1억2000만원 오른 것이 최고액 인상이다. 불과 2년 전에 KIA 양현종(4억원→7억5000만원) SK 김광현(6억원→8억5000만원) 두산 김재호(1억6700만원→4억1000만원) 등의 인상액과 비교하면 양의지의 연봉은 '소폭' 인상으로 봐야 한다.
NC 내야수 모창민도 지난해 1억1700만원에서 6800만원 인상도니 1억8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예비 FA 중에서 가장 높은 인상률(58.1%). 하지만 양의지와 모창민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인상폭은 모두 4000만원 이하에 머물렀다. 25% 이상의 인상률도 없었다.
FA 당해연도 연봉이 낮으면 다른 팀 이적 확률이 높지만, 구단들은 특급 선수가 아닌 이상 연봉을 대폭 올려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베테랑 FA의 이적으로 젊고 유망한 보상선수 지명을 바라는 팀들도 있다. 냉정한 가치 평가 속에서 예비 FA 프리미엄도 사라져가는 추세다. /waw@osen.co.kr
▲ 2019 예비 FA 연봉
1. 최정(SK) 12억원
2. 장원준(두산) 10억원
3. 박용택(LG)·윤성환(삼성) 8억원
5. 양의지(두산) 6억원
6. 임창용(KIA) 5억원
7. 이용규(한화) 4억원
8. 이재원(SK)·김민성(넥센) 3억5000만원
10. 박한이(삼성) 2억5000만원
11. 송광민(한화)·송창식(한화)·김상수(삼성) 2억4000만원
14. 박경수(kt) 2억3000만원
15. 윤규진(한화) 2억1000만원
16. 장원삼(삼성) 2억원
17. 최진행(한화) 1억9000만원
18. 모창민(NC)·서동욱(KIA) 1억8500만원
20. 손주인(삼성) 1억8000만원
21. 박기혁(kt) 1억5000만원
22. 이보근(넥센) 1억4000만원
23. 이명우(롯데) 1억500만원
24. 이정민(롯데)·노경은(롯데) 1억원
26. 금민철(kt) 8000만원
27. 김진우(KIA)·김태완(넥센) 6000만원
[사진] 장원삼-이용규-김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