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보스' 탄생이다. 무심하게 툭 내뱉는 말투 속 배려는 순간 순간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특히나 "하죠, 라디오"라고 하며 김소현의 손을 잡는 엔딩은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기에 충분했다.
윤두준은 지난 30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라디오 로맨스'에서 가족에게 입은 상처와 트라우마로 괴로워 하면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톱스타 지수호를 섬세하게 연기해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수호는 뛰어난 연기력과 깨끗한 사생활로 국민적 인기를 얻는 톱스타지만 실상은 대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일상마저 세밀하게 짜여진 인물. 겉보기엔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완벽남. 하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늘 악몽을 꾸고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도 없다.
그런 지수호가 자신의 맨 얼굴을 드러내는 이는 매니저, 그리고 송그림(김소현 분)이 전부다. 특히나 송그림에게는 일부러 발을 거는 것은 기본이고, 독설을 하기 일쑤. 모든 걸 비지니스라 생각하는 남주하(오현경 분)에 맞서기 위해 송그림을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수호는 천성적으로 따뜻한 남자였다. 대역을 자처하다 발목을 다친 송그림을 갑자기 들러메고는 집까지 데려다줬고, 술에 취한 송그림을 자신의 집에 재우기도 했다. 그리고 '섭외의 여신'답게 포기를 모르는 송그림이 전해준 영상을 보며 진심을 깨닫고는 라디오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두준은 두 가지 얼굴을 보여줘야 하는 지수호의 내면을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며 극적 재미와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해냈다. 송그림을 바라볼 때의 미묘한 감정부터 모친인 남주하와 대립을 해야 하는 상황, 또 말 한마디와 눈빛으로 '설렘'을 끌어올려야 하는 엔딩까지, 모든 것이 잘 짜여진 퍼즐처럼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를 해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지수호의 변화는 앞으로 '라디오 로맨스'의 특별한 재미를 형성하는 원동력이 될 전망. 그렇기에 윤두준의 활약과 김소현과의 로맨스 케미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라디오 로맨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