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여전히 경쟁을 선언했다. '대투수' 양현종 이야기다.
KIA는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김기태 감독이 조기 출국한 가운데 '에이스' 양현종, '해결사' 최형우 등 우승 멤버들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양현종은 지난해 누구보다 바쁜 겨울을 보냈다. 양현종은 31경기에 등판해 193⅓이닝을 소화하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토종 좌완으로는 이상훈(1995년·당시 LG) 이후 22년 만에 20승 고지에 오르는 기염이었다. 팀 동료 헥터와 나란히 20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 선두. 시즌 종료 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에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까지 석권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였다. 이후 각종 시상식마다 대상을 석권하며 전대미문의 13관왕에 올랐다.
가장 중요한 계약도 남겨둔 상황이었다. 2017시즌 앞두고 단년 계약한 그는 이번 겨울에도 계약을 갱신해야 했다. 양현종은 연봉 23억 원에 계약하며 'KIA부심'을 드러냈다.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중요한 2018시즌이 남아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비시즌을 어떻게 보냈나.
▲ 지난해와 달라진 건 없다. 물론 12월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지만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개막이 빨라졌지만,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여로 준비를 빨리 했다.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 매년 떠나는 캠프인데, 느낌이 어떤지.
▲ 짐을 나르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가장 큰 차이 같다. (웃음) 나머지는 다 똑같다. 여기서부터 시즌이 시작된다. 설레는 느낌과 '잘해야겠다'는 느낌이 공존한다. 물론 코칭스태프와 얘기해봐야겠지만, 일본 들어가는 대로 공을 만질 생각이다.
-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 그렇다고 동료들과 팀에서 대우해주는 게 내게는 마이너스다. 신인들처럼 경쟁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발전한다. 훈련이 힘들겠지만 열심히 해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 지난해 시상식을 휩쓸었다.
▲ 욕심이 난다. 상을 받다보니 계속 받고 싶어지더라. 수트 쫙 빼입는 게 좋았다. (웃음) 안 그래도 집 인테리어를 다시 할 계획이다. 트로피가 워낙 많다. 기분 좋은 지출이다.
- 올해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 지난해보다 하나라도 더 발전하고 싶다. 보이는 성적은 화려해도 들여다보면 그리 좋지 않았다. 2016년에 비해 평균자책점, 이닝 등에서 모두 떨어졌다. 전부 나아져야 한다.
- 지난해 우승을 맛봤는데.
▲ 당연히 2연패가 목표다. 지난해 성적을 생각하면 자만하게 된다. 그 기억은 이미 잊었다.
- 팀 전력도 보강됐다.
▲ (정)성훈이 형의 영입은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우리는 굳이 외부 FA를 데려오지 않아도 되는 팀이다. 분위기 좋다. 오히려 코칭스태프 연령이 낮아진 게 더 큰 변화 같다. 편한 소통이 가능해질 것 같다. KIA라는 팀은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할 것 같다. /ing@osen.co.kr
[사진] 인천공항=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