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요즘 보기 어려운 드라마였다. 시청자들의 감성을 잔잔히 건드리면서도 메시지가 있는 이 같은 드라마는 스펙터클하지는 않았어도 강렬한 임팩트는 있었다.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류보라, 연출 김진원)가 지난 30일 막을 내렸다. 방송 후 네티즌들은 이토록 여운이 진한 드라마는 오랜만이라는 반응이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파격적인 소재와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여타 드라마들과는 달리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담백하게 그려냈다. 자칫 “너무 평범하다”는 평을 있을 수도 있지만 이 드라마는 “조용하지만 강하다”는 평을 받았다.
드라마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용하고 무겁지만 시청자들에게 힐링감성을 선사하는 것을 비롯해 사고 후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삼풍백화점 사고나 세월호 참사 등 실화를 모티브로 과거 건물붕괴 사고 후 사고 당사자들이 트라우마를 겪으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고 희생자 가족들 또한 매일 괴로워하며 지내는 걸 현실적으로 그린 드라마다.
사실 그동안 국가적 재난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추모했지만 사고 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낮았다.
하지만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사고 후 남겨진 사람들에게 집중했다. 앞서 이 드라마의 김진원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삼풍백화점 사고와 세월호 사고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다. 우리 드라마에서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인생에 영향을 미친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떻게 상처를 극복하는가.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바라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건물붕괴 사고 당사자인 강두(이준호 분)와 문수(원진아 분)를 통해 트라우마를 겪고 이를 극복하려 하고 서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절망적인 상황은 계속됐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해서 이 드라마가 극적으로 스토리를 전개시킨 것이 아니라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사고 후 사고 당사자들과 희생자들의 가족은 여전히 힘든 가운데 그 속에서도 행복한 순간을 맞는 등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몰입도도 높았다.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준 ‘그냥 사랑하는 사이’. 또 만나기 쉽지 않은 드라마일 듯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