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 경찰 감독을 미소짓게 하는 두산 3인방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8.01.31 05: 50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지난 30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만난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은 양의지(포수), 허경민(내야수), 박건우(외야수) 등 두산에서 활약 중인 옛 제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 정말 죽어라고 시키면 죽어라도 다 소화했다. 열심히 하니까 결과가 나오지 않느냐.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는 게 유승안 감독의 말이다. 

좌완 특급 장원준(두산)의 경우 경찰 야구단 입대 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는 등 능력을 검증받은 반면 이들은 경찰 야구단 입대 전까지만 해도 유망주에 머물렀으나 2년간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쳐 한 단계 발전했다. 
양의지는 2014년부터 3년 연속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최고의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고 허경민은 국가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내야수로 성장했다. 
박건우 역시 지난해 데뷔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는 등 팀내 핵심 선수로 꼽힌다. 아쉽게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으나 기량만 놓고 본다면 단연 으뜸이다. 
유승안 감독은 "양의지와 박건우가 이곳에 있을 때 선수 자원이 부족하다보니 제대로 쉬지 못하고 경기를 뛰었다. 2년차가 되니 성장하는 게 확 보였고 나 또한 제대로 한 번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박건우는 서울고 시절부터 지켜봤던 선수다. 당시 공수주 3박자 모두 뛰어났다. 프로 입단 직후 기회가 없었을 뿐 무조건 되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경찰 야구단에) 데려왔다. 박건우에게 '네가 (민)병헌이보다 낫다'고 했는데 병헌이가 서운해 했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유승안 감독은 '곰같은 여우'로 불리는 양의지를 볼 때마다 자신의 옛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양의지를 볼 때마다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느린 것 같으면서 야구의 흐름을 읽는 게 범상치 않았다. 포수로서 장점이 많은 선수다. 지금도 넉살좋게 잘 하잖아". 
"허경민에게 야구는 종교와도 같다"고 말한 유승안 감독은 "하루라도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안되는 선수다. 오로지 야구 밖에 모른다. 집념이 아주 강하고 열심히 한다. 목표 의식도 확고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고 인성이 아주 바르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절대 변하지 않을 유형"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그는 "셋 다 정말 열심히 했다. 결국 이렇게 성공하는 것 아닌가. 현재 경찰 야구단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들 모두 그렇게 되길 바랄 뿐"이라고 감독보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진심을 전했다. /what@osen.co.kr
[사진] 양의지-허경민-박건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