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을 올려도 실점이 계속되면 사실상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셈이다. 사실상 가장 먼저 베스트 라인을 형성해가고 있는 수비라인이 가장 불안한 모습이란 점에서 더욱 의아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지난 30일 오후 8시(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대표팀은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지만 후반 10분과 17분 김신욱의 헤더가 연속 작렬하며 흐름을 뒤집었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완전히 압도했던 만큼 승리가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후반 28분 쉽게 실점했다. 상대의 빠른 공격에 수비로 전환하는 상황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던 윤영선과 김진수 사이 간격이 넓어지면서 아크 정면에 있던 말리크 포스터에게 노마크 슈팅으로 골을 내줬다. 앞서 전반 4분 만에 장현수가 헤딩 클리어링 미스로 어이없이 선제골을 내준 것과 오버랩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아무리 공격에서 득점해봤자 수비에서 실점한다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상대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우리 실수가 빌미가 돼 계속 실점했다는 점은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대표팀 수비는 왼쪽부터 김진수-윤영선-장현수-최철순으로 짜여졌다. 사실상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설 신태용호의 베스트 수비라인에 가깝다는 평가다. 김민재, 김영권 등이 더 있지만 신 감독의 수비 구상은 이미 끝났다는 평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날 대표팀은 경기를 지배하다시피 했다. 전반에만 슈팅수가 13-2로 상대 자메이카를 압도했다. 우리가 줄곧 공격하다가 자메이카가 뜸하게 역습하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한국은 전반을 0-1로 뒤졌다.
문제는 가끔 올라오는 공격에 수비진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 수비수 자리는 여지없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이날 경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대로 점유율은 올랐다. 하지만 수비 실점이 이런 긍정적인 모습을 반감시키고 있다. 이는 계속된 공격에도 물꼬가 터지지 않는 공격이 더욱 비효율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비에 대한 부담이 계속 쌓인다면 결국 공격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공격 실패는 곧 역습을 허용하는 것이고 이는 곧 실점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불안감을 키우게 되기 마련이다. 수비에 대한 안정화를 가장 먼저 외치는 이유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신태용호가 가장 빨리 베스트 멤버로 꾸려가고 있는 곳이 바로 수비라는 점이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가장 많은 부분에서 자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 감독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