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의 머리, 신태용호에 확실한 공격 옵션될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8.01.31 06: 00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김신욱(전북 현대)'이라는 확실한 '장신' 옵션을 고려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30일(한국시간) 오후 8시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김신욱의 연속 헤딩골 덕분에 2-2로 비겼다.
이날 선발 출장, 풀타임을 소화한 김신욱은 0-1로 뒤진 후반 10분 최철순의 오른쪽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 동점골을 만들었다. 김신욱은 이어 7분 후 후방에서 날아온 정우영의 정확한 공중볼을 머리에 맞혀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는 김신욱이 보유한 198cm 키가 신태용호에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할 만하다. 최근 5경기에서 6골. 머리로만 4골이다. 다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의 김신욱 활용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 확실한 고공 옵션
김신욱은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부터 확실한 가치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신욱은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머리와 발로 2골을 몰아넣어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7일 몰도바전에서도 교체 투입, 헤더로 결승골을 넣는 김신욱은 이날 멀티 득점으로 높이의 위엄을 선보였다. 김신욱이 기록한 A매치 3경기 연속 득점은 지난 2011년 1월 구자철이 카타르 아시안컵 바레인, 호주, 인도전에서 연속 득점한 후 7년만이다.
김신욱의 득점력은 제법 순도가 높은 편이다. 교체 출장돼 롱볼을 통한 한 방에 상당히 효율적이다. 또한 자신이 막힐 경우 2선으로 내줄 수 있는 센스도 갖췄다. 손흥민과 구자철, 이근호가 뒤를 받친다고 볼 때 김신욱의 장점은 빛날 수 있다. 
▲ 스웨덴과 독일 그리고 멕시코
김신욱의 기용은 한편으론 고민스런 부분이기도 하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상대가 스웨덴, 멕시코, 독일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김신욱의 활용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이는 김신욱이 과연 높이의 우위를 점할 수 없는 수비수 사이에서도 제 몫을 해낼 수 있느냐 하는 물음과 직결된다. 스웨덴, 독일이라는 장신 수비수 사이에서 김신욱이 과연 활용범위를 넓혀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멕시코도 마찬가지다. 김신욱은 지난 2014년 1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공중볼에서 우위를 보였고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면서 동료에게 찬스를 열어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압박이 심한 밀집수비에서는 대부분 지워졌다. 더구나 멕시코 주전 수비수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다. 자신보다 큰 공격수를 어떻게 막아내는지 잘 알고 있다. 이는 짧은 시간 수비수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득점률을 높일 수 있는 '후반 조커용'이라는 한정적 평가와도 닿아 있다.
▲신태용 감독의 결정은?
신 감독은 그동안 김신욱을 중용하지 않았다. 장신이라는 장점을 지녔지만 다양한 공격 전술 적용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 그의 큰 키가 롱볼이라는 단순한 공격 전술에 갇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표팀에서 김신욱의 움직임은 이를 의식한 탓인지 다양해졌다.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되도록 연계 플레이에 집중했다. 2선에서 쇄도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신 감독도 분명 이런 김신욱의 활용법에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신체적 우위를 앞세운 원톱은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들은 김신욱이다. 그러나 짝을 이뤄 찬스를 열어주는 플레이가 늘어나고 득점까지 이어가면서 신 감독의 마음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최근까지는 확실한 공격 옵션이라 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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