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크리스티안 파다르(22·우리카드)가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우리카드도 순위 싸움을 위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리카드는 그동안 '파다르 원맨팀'으로 불려왔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대부분의 경기에서 파다르의 공격 점유율은 50%를 넘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 파다르의 한 경기 최다 공격 점유율은 57.33%, 한 세트로 따지면 77.78%까지 파다르가 공격을 담당한 경우가 많았다.
파다르를 향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우리카드의 경기력도 파다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5세트로 흘러가는 경기에서 파다르의 체력이 떨어지면 우리카드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김상우 감독도 5세트 시작을 앞두고 "5세트에서도 파다르가 때려줘야 이겼다“며 파다르 의존증을 짚으며 ”속공 그리고 레프트 공격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털어버리고 과감하게 좀 더 다양한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모든 선수의 활약을 당부했다.
4라운드 '파다르에 의한' 팀이었다면, 5라운드에서의 우리카드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파다르가 무겁게 짊어졌던 '에이스'의 짐을 토종 공격수들이 나눠들기 시작했다. 최홍석이 활약이 도드라졌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삼성화재전에서 최홍석은 파다르가 44.25%의 공격점유율(25득점 46%)을 기록한 가운데, 20.35%의 공격점유율 속 15득점, 공격성공률 52.17%로 활약했다. 5라운드부터는 본격적으로 힘을 내기 시작했다.
5라운드 첫 경기였던 한국전력전에서 파다르와 최홍석은 각각 38.36%, 34.25%로 비슷한 공격점유을 기록했고, 30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오히려 파다르(34.78%)보다 최홍석(36.23%)이 더 높은 공격점유율을 가지고 갔다. 여기에 신으뜸도 15%대의 공격성공률을 유지하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두 경기 모두 우리카드가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김상우 감독도 최홍석의 활약에 미소를 지었다. KB손해보험전을 마치고 김상우 감독은 "늘 조금 더 다양하게 공격을 풀어가고 싶었다. (신)으뜸이와 (최)홍석이가 책임져줬다. 분석도 힘을 발휘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세터 유광우 역시 최홍석과 신으뜸의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한결 편하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유광우는 “어딜 줘도 편하게 토스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이 리시브도 잘해주고 있다. 결국 리시브가 잘됐기 때문에 여러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 내가 해줬다기 보단, 리시브가 만들어준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매번 5~6라운드에 무너졌던 우리카드는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우리카드는 11승 15패 승점 35점으로 KB손해보험(12승 14패 승점 35점)에 승점 차 없이 승수에 뒤진 6위에 위치해있다. 자력 진출인 3위 대한항공(15승 11패 승점 41점)과는 승점 6점 차. 준플레이오프를 열기 위한 승점은 4점 차다. 아직 안심을 할 수 없지만, 앞선 두 경기 승리로 '봄배구'에 대한 희망은 분명하게 살아났다.
KB손해보험전의 승리를 이끌었던 최홍석과 유광우는 오는 2월 2일 열리는 삼성화재전에 대한 필승 각오도 전했다. 최홍석은 "작년에 잘하다 후반기 들어서 쓰라린 패배 많았다. 올해는 시즌 초반에 매를 맞았다. 지금 페이스 좋고, 이기는 경기 하면서 좋은 분위기 만들어지고 있다. 매 경기 지금처럼 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삼성화재를 꼭 잡도록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유광우 역시 "다르게 준비할 것 없이 하던대로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며 다음 경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