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자메이카전서 수확과 과제를 동시에 떠안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30일(한국시간) 밤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서 열린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서 후반 김신욱의 헤딩 2골로 2-2로 비겼다.
명과 암을 동시에 봤다. 한국은 자메이카전서 분명한 소득을 얻었다. 김신욱(전북)의 제공권 옵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신욱은 몰도바전 결승골을 포함해 자메이카전의 2골을 모두 머리로 책임지면서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지난해 12월 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활약을 더해 러시아행에 한발 더 다가섰다.
김신욱은 지난해 12월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전 2골을 시작으로 몰도바전 1골, 자메이카전 2골로 최근 A매치 3경기서 5골을 뽑아내며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김신욱의 A매치 3경기 연속 득점은 2011년 1월 구자철이 카타르 아시안컵서 바레인, 호주, 인도전서 3경기 연속 득점한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재성(전북)의 존재감도 재차 확인했다. 지난해 K리그 MVP와 EAFF E-1 챔피언십 MVP에 빛나는 이재성은 그간 해외파 틈바구니 속에서도 보석같이 영롱히 빛났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뛰는 이들로 꾸려진 이번 대표팀에선 군계일학이었다. 이재성은 몰도바전에 이어 자메이카전도 소위 '급이 다른' 기량을 뽐냈다.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강원)는 노련미를 과시했다. 투톱 공격수로 오래된 짝 김신욱과 호흡을 맞춘 이근호는 빅 앤드 스몰 조합의 위력을 발휘했다. 이근호는 김신욱이 박스를 지키는 동안 중앙과 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며 기회를 창출했다. 지난해 11월 평가전서 손흥민(토트넘)의 투톱 파트너로 합격점을 받았던 이근호는 가진 장점을 확실히 내세우며 2회 연속 월드컵 출전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외에도 좌우 풀백인 김진수와 최철순(이상 전북),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파트너 혹은 대체자로 활약할 정우영(비셀 고베) 등이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며 신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명확한 과제도 있었다. 기존 주축 자원들 외에 새 얼굴을 찾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의 이번 터키 전훈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마지막 '옥석 가르기'였다. 그러나 몰도바, 자메이카전을 통해 고민만 늘어났다.
진성욱, 이창민, 이찬동(이상 제주)을 비롯해 김승대(포항), 김태환(상주), 김성준(서울), 손준호, 이승기(이상 전북) 등이 바늘귀 경쟁을 뚫기 위해 나섰지만 뚜렷한 색을 내지 못했다.
신태용호는 오는 2월 3일 라트비아전을 끝으로 터키 전훈을 마감한다. 존재감이 불확실한 이들에게는 오는 3월 해외파가 합류하는 북아일랜드, 폴란드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