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수원 빅버드, 양 팀 모두에게 곤혹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1.30 21: 20

눈 오는 날의 혈전. 날씨탓에 두 팀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은 30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FLC 탄호아(베트남)와 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5-1로 승리하며 본선에 진출했다. 이날 수원은 데얀과 바그닝요가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수원월드컵 경기장에는 많은 눈이 내리는 와중에 경기가 진행됐다. 경기를 주관하는 AFC가 사전에 스노우볼을 마련하지 못해, 기존 하얀 공에 빨간색 락카를 칠한 채 경기가 진행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월드컵경기장에서도 미리 내린 눈을 치웠지만, 얼어있는 경기장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어느 팀을 가리지 않고 양 측 선수들은 모두 경기 내내 슈팅이나 패스 등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스프린트나 볼 경합 도중 미끄러지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 승패를 떠나서 부상을 일으킬 수 있는 치명적인 장면이었다. 백전 노장 데얀 역시 그라운드 상태애 적응하지 못할 정도.
이날 이런 그라운드 상태는 최근 한파로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수원 서정원 감독도 “운동장이 얼어있는 것이 변수다. 사실 추운 날씨는 경기력보다는 선수들 부상이 걱정이다. 큰 일 없이 마무리하고 싶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수원뿐만 아니라 평생 눈을 보기 힘든 베트남 출신의 선수들에게도 이 날씨는 매우 큰 악재였다. 탄호아가 한국 원정을 오면서 타이즈를 준비하지 않아 급작스럽게 구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번 경기처럼 과거 베트남팀이 한 차례 한국에서 눈 오는 날 ACL 경기를 가진 적이 있었다.
지난 2007년 3월 ACL 성남 일화(현 성남 FC)와 베트남의 동탐농안도 폭설로 하얀 색 그라운드에서 볼을 차야만 했다. 당시에도 양 팀 선수들은 계속 미끄러지는 등 경기에 큰 지장을 받았다.
당시 엔리케 칼리스토 동탐 롱안 감독은 "눈밭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 처음이었다. 선수들 역시 처음으로 눈을 봤다"며 "이것은 진정한 축구가 아니라 하나의 게임이었으며 이런 조건이라면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AFC는 플레이오프 동시 킥오프를 이유로 양 팀이 요청한 시간 조정을 거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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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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