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이준호, 원진아라는 ‘귀한’ 배우를 남기고 막을 내렸다. 20대 남녀배우 기근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연급 배우를 발굴했다는 평이다.
지난 30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극본 류보라, 연출 김진원)는 방송 전 네티즌들의 우려를 받았던 드라마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준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 데뷔 후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고 원진아는 대중에게 낯선 신인배우였기 때문.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첫 주연작인 이준호와 연기력이 확인되지 않은 원진아가 남녀주인공을 맡아 드라마를 이끌어간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는 건 당연했다.
거기다 이 드라마는 상당한 연기력을 요하는 작품이었다. 건물붕괴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가는 스토리를 그리고 있는 해당 드라마는 섬세하고 입체적인 감정표현이 중요했다.
유보라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비밀’, ‘눈길’, 김진원 PD가 연출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참 좋은 시절’, ‘너를 기억해’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네티즌들의 걱정 속에 시작한 ‘그냥 사랑하는 사이’. 첫 방송 후 두 배우를 향한 호평이 이어졌다. 이준호는 전작 ‘김과장’ 속 귀여운 악역 서율 캐릭터를 잊게 할 만큼의 연기를 펼쳤다.
이준호는 극 중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거칠지만 단단한 뒷골목 청춘 강두 역을 맡아 열연했는데 트라우마로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는 강두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은 물론 원진아와의 멜로도 소화했다.
특히 극 중 엄마처럼 따랐던 약장수 할머니(나문희 분)가 죽은 후 오열하는 연기나 문수(원진아 분)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눈빛,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먹었던 약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강두를 자연스럽게 표현, 배우로서의 저력을 확인시켜줬다는 반응이다.
원진아는 ‘원석의 발견’이었다. 120대 1의 높은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던 원진아는 그간 영화에 출연했지만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주연은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이었는데 신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문수 캐릭터를 소화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신인들에게서 보이는 어색함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단아한 미모와 낮은 톤의 목소리의 매력인데 이는 그의 연기를 더욱 안정적으로 느껴지게 했다. 장점이 많은 배우였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캐스팅할 만한 20대 남녀배우가 없다고 하는 상황 속에 이준호와 원진아의 등장은 값진 발굴이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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