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악역 끝판왕이 될 기세다. 배우 신성록이 '리턴'을 통해 또 다른 악역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신성록은 2003년 SBS 드라마 '별을 쏘다'로 데뷔한 16년차 배우다. '아빠셋 엄마 하나', '내 인생의 황금기', '이웃집 웬수' 등의 드라마에서 선하면서도 밝은 이미지의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중 2013년 연기 인생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절대적인 '인생 캐릭터'를 만나게 됐다. 바로 '별에서 온 그대'의 이재경이다.
이후 신성록은 로맨틱남과 악인의 경계를 오가며 더욱 넓어진 스펙트럼을 자랑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신성록이 완성한 매력적인 악역은 매번 큰 화제를 모으곤 했다. '별그대'를 시작해 '라이어게임', '공항가는 길'을 지나 현재 방송 중인 '리턴'까지, 신성록의 '악역의 역사'를 짚어봤다.
#. SBS 별에서 온 그대
신성록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재벌 후계자 이재경 역으로 생애 첫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이재경의 또 다른 얼굴은 소시오패스. 주변 인물들을 아무렇지 않게 살해하는 잔혹함을 가졌다. 살인 충동을 느끼면 '못반지'를 돌리거나 "건강관리 잘해라"라는 등의 대사를 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신성록의 연기력과 캐릭터의 매력이 만나 큰 인기를 누렸고, 신성록은 극 전개와는 별개로 '카톡개'라는 별명을 얻었다.
#. tvN 라이어 게임
'별그대' 이후 신성록이 선택한 차기작이 바로 '라이어게임'이다. 신성록은 국내 최고 애널리스트 강도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100억대 제작비의 '라이어게임'의 기획자이자 쇼 호스트인 강도영은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귀신같은 능력과 판을 쥐락펴락하는 압도적 존재감을 뽐냈다. 신성록은 순간순간의 표정 변화와 시선을 잡아채는 강렬한 제스처로 강도영 캐릭터의 그로테스크함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얻었다.
#. KBS 공항 가는 길
2016년 방송된 '공항 가는 길'에서 신성록은 군출신으로 항공사 최신 럭셔리 기종의 기장 박진석을 연기했다. 수아(김하늘 분)의 남편인 그는 말 그대로 '나쁜 남자'다. 수아와 딸 효은(김환희 분)를 무시하는 건 기본이고, 가정에 충실하지 않고 수시로 다른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졌다. 게다가 과거 동거를 했던 수아의 친구인 미진(최여진 분)에게도 들이대며 다시 만나자고 하는 등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 SBS 리턴
신성록은 현재 방송중인 '리턴'에서 재벌 2세이자 스타트업계에서 총망받는 오태석 역을 맡아 상류층 4인방을 형성하고 있다. 오태석은 악마적 본능에 충실하며, 자신을 그럴싸하게 포장할 줄 아는 위선적인 인물이다. 자신이 궁지로 몰릴 것 같은 상황에서는 친구도 죽이려하고,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놓는다. 신성록은 위기에 빠질 수 없다는 다급함과 죄책감, 두려움 등 오태석의 복합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게 연기해내 극적 재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내며 호평을 얻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