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의 각본을 집필한 정서경 작가가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마더’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원작의 큰 이야기 구조는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담담하면서 애절한 필력으로 한국적 정서를 입혀 몰입도를 높인 것.
정서경 작가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등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들의 각본을 공동 작업한 베테랑 시나리오 작가.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필력을 선보인 그가 드라마를 집필한다고 전해져 세간에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정서경 작가에게 첫 드라마 집필작으로 ‘마더’를 선택한 소감을 직접 들어봤다.
10년 넘게 영화 각본을 써오다가 드라마를 집필한 계기에 대해 정서경 작가는 “평소 도전하는 일을 좋아했다”며 “주위에서 드라마 쓰는 일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러면서 특별히 “‘마더’를 ‘선택’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정서경 작가는 “드라마는 시도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찰나 ‘마더’를 제안 받았고 곧바로 수락했다. ‘마더’와 같은 이야기를 아주 오랫동안 쓰고 싶어했던 것 같다. 다만 기회와 용기가 없었던 것뿐”이라며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서경 작가는 원작과 다른 매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판 ‘마더’의 각색 포인트를 설명했다. 초반부에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엄마가 태어나는 순간이 실제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처럼 감동적이고 고통스럽다는 점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우리가 구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작고 약한 아이가 점점 성장하고 강해져 결국 자신보다 크고 사나운 것을 이기고 만다는 이야기”에 집중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정서경 작가는 1, 2회의 묘사 수위에 관한 걱정스러운 시각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드라마를 통해서 시청자들과 함께 통과하고 싶은 감정은 따뜻한 애정과 연대감, 승리의 감각 등 좋은 감정뿐만 아니라 분노와 연민 그리고 무엇보다 고통인 것 같다. 그러한 장면들은 가해자의 입장에서 쓰여지지 않았다. 작은 아이가 느끼는 공포와 수치감, 그리고 고통을 시청자들과 함께 통과하고 싶었다”면서, “고통스러운 세계에서 탈출하고 싶은 바로 그 아이가 되어 같이 손을 잡고 나가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마더’가 진짜 하고자 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줬다.
덧붙여 “아이가 고통 받는 장면에 눈 돌리지 않고 끝까지 바라보려고 하는 노력이 제가 연대감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얼마나 많은 시청자 분들이 이를 공감해주실지 감히 바라지는 못할 것 같다. 다만 그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주시길 부탁 드린다”며 ‘마더’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요청했다.
'마더'는 매주 수, 목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seon@osen.co.kr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