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 살리려고 의사된 게 아니에요"
tvN이 또 하나의 장르물을 들고 안방을 찾았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가 아닌 복수하고 죽이려고 의사가 된 남자의 이야기다. 29일 첫 방송된 고경표x조재현 주연의 '크로스'가 그것.
tvN은 그동안 '크로스'를 두고 '비밀의 숲'의 뒤를 잇는 새로운 장르물이라고 자신했다. 그리고 이 자신감은 첫 회 시청률 평균 3.9%, 최고 4.9%(전국, 유료플랫폼, 닐슨코리아 기준)라는 높은 성적표로 이어졌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출발이 없다. 복수심으로 가득한 천재 의사 강인규(고경표 분)와 휴머니즘 의사 고정훈(조재현 분) 사이 팽팽한 긴장감과 흡입력 높은 연출까지 더해져 1회부터 시청자들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관건은 주인공 고경표다. 고경표는 첫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부터 말수를 줄이고 무거운 아우라를 내뿜으며 캐릭터에 몰입해 있음을 알렸다. 태도 논란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그 만큼 그가 '크로스'에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1회에서도 고경표는 강인규 그 자체였다. 대선배 조재현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 포스, 살인마 허성태(김인범 역)를 향한 분노를 뿜어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응답하라 1988', '질투의 화신', '시카고 타자기' 속 고경표는 전혀 없었다.
'크로스'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비밀의 숲'은 지난해 여름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배우들의 명품 연기에 긴장감 넘치는 연출, 이수연 작가의 촘촘한 스토리로 "대한민국 드라마는 '비밀의 숲' 전후로 나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묵직한 스토리에 팽팽한 긴장감으로 '크로스'가 제2의 '비밀의 숲'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고경표가 제2의 조승우가 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