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기는 판정까지 갈 겁니다. TKO는 없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TKO승 내지는 1라운드 피니쉬를 다짐하고는 하는데 ‘페더급 호랑이’ 이정영(23, 쎈 짐)은 달랐다.
이정영은 오는 3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되는 XIAOMI ROAD FC 046에서 김세영(28, 팀 코리아MMA)과의 2차전을 앞두고 있다.
1차전은 지난해 6월 XIAOMI ROAD FC YOUNG GUNS 34에서 치렀다. 1차전에서 승기를 잡은 쪽은 김세영이었다. 당시 3전 전승을 달리던 이정영에게는 프로 첫 패배였다.
“단순히 패배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2차전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이번 경기는 무조건 판정까지 갈 겁니다. TKO는 없습니다. 3라운드 내내 경기를 끌고 가 판정으로 누가 봐도 제가 이긴 경기를 만들 겁니다”
지난 1차전 직후 이정영은 자신의 유효 공격이 더 많았다고 판단했다는 이유로, 김세영은 승리했지만 이정영을 완벽하게 쓰러뜨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재대결을 원했다. 두 선수는 ROAD FC 아마추어리그를 거쳐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는 지금까지 비슷한 커리어를 가졌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풀어야 할 숙제처럼 다가왔다.
이정영과 김세영. 두 선수 중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둬 숙제를 먼저 풀어내는 쪽은 ROAD FC 페더급 컨텐더 자격을 획득해 ‘페더급 챔피언’ 최무겸의 타이틀에 도전하게 된다.
“컨텐더 결정전을 잡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긴장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감사한 만큼 더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습니다”
ROAD FC 페더급 컨텐더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지금, 이정영에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조바심은 없다.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을 뿐이다.
“우선 이번 경기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이겨서 컨텐더가 되면 컨텐더라는 수식어에 맞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또 갈고 닦아야겠죠. 챔피언 최무겸 선수와 하루 빨리 만나고 싶지만 일단은 이번 경기에서 저 스스로도, 상대도, 팬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경기 하고 내려오겠습니다”
준비된 질문들에 막힘없이, 그렇다고 장황하지도 않게 대답을 내놓던 이정영은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없냐는 질문에 “선수가 아무리 말로 해봤자 다 소용없습니다. 경기로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대답을 남기고 인터뷰를 마쳤다. /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