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영구결번 부활, 추억팔이 아닌 동기부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1.30 06: 00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좋은 어필이 됐으면 한다". 
한화는 지난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단체 기념촬영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12년 이후 6년 만에 모처럼 1~2군 모든 선수단이 한 데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 중에서도 메인 행사는 이글스 레전드 3인방의 현역 시절 등번호 부활식이었다. 
한용덕 감독(40번), 장종훈 수석코치(35번), 송진우 투수코치(21번)가 현역 시절 등번호를 다시 달고 특별 촬영을 한 것이다. 특히 장종훈 수석과 송진우 코치의 35번, 21번은 현역 시절 영구결번됐다 이번에 부활했다. 장종훈 수석은 "젊은 분들에겐 생소하겠지만 대전 올드팬들께 뜻 깊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전신 빙그레 선수 시절부터 한용덕·장종훈·송진우를 지켜봤던 올드팬들에게 40번, 35번, 21번은 과거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꿈의 숫자들이다. 레전드 3인방의 등번호 기념촬영은 그 시절 이글스 영광을 보란 듯 재현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다만 10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걷고 있는 지금 한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추억팔이처럼 비쳐질 수도 있었다. 현역 시절 등번호를 달고도 성적을 내지 못하면 과거 영광마저 퇴색될 수 있다. 프로는 과거보다 현재, 미래 가치가 최우선이다. 
하지만 영구결번 부활은 단순 추억팔이가 아닌 동기부여와 미래지향적인 메시지에 방점이 찍혀있다. 한용덕 감독은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좋은 어필이 됐으면 한다. 선수들이 레전드 코치들처럼 크게 되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감독은 "현역 시절 40번은 내게 동기부여가 됐다. 처음 연습생으로 입단할 때 남은 번호가 몇 개 없어 고른 번호였다. 그 후 통산 40승, 40살 현역을 목표로 동기부여를 계속 하며 40번이란 숫자에 애착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한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명단에 2차 10라운드 전체 94순위로 가장 늦게 뽑힌 신인 투수 김진욱을 깜짝 발탁,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했다. 지명 순위나 명성으로 선수를 판단하지 않는다. 
송진우 코치도 "영구결번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팀 성적, 개인 성적, 팬들을 향한 이미지까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 번호를 다시 달아 기분이 좋지만 책임감이 크다"며 "사실 부담스런 면도 있다. 프로는 어떤 것을 시도하더라도 성적을 내지 않으면 책임을 묻게 되어있다.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에게 다가가 강한 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장 최진행은 "감독·코치님들이 이렇게 다시 관심과 스포트라이트 받는 것을 보며 영구결번이라는 것이 위대하고 의미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지도자로 다시 쓰는 모습이 멋지다. 영구결번은 각 팀에 몇 개 되지 않는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며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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