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미소년' 정수빈, "잠실 아이돌 이제 그만" 왜?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8.01.30 09: 00

정수빈(경찰)은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한다.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바꾸고 또 바꾼다. 그동안 수 차례 타격 자세를 바꿔왔던 그는 조금씩 해답을 찾아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예전과는 달리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까. 
29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만난 정수빈은 "이제는 한 번 바꾸면 주기가 길어졌다. 그만큼 많이 좋아졌다는 의미"라며 "올해도 계속 변화를 줄 생각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중이다. 현재 모습에 만족하려고 야구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정수빈이 지난 시즌을 소화하면서 입대 전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는지 궁금했다. 그는 "첫 번째 목표는 이뤘다. 이곳에 와서 '마음 편히 야구하자'는 목표를 세웠는데 정말 마음 편히 야구만 생각할 수 있어 행복했다. 재미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야구를 했는데 올해 역시 그렇게 하고자 한다. 제대 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1군 무대는 말 그대로 전쟁터. 반면 퓨처스리그는 재정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수빈 역시 치열한 경쟁 속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경기를 많이 뛰면서 말 그대로 앞만 보고 살았는데 이제는 뒤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현실을 직시한다고 할까. 예전에는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답답했는데 이제는 경기에 못 나가더라도 '내 실력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에 납득이 된다". 
그렇다고 현실을 마냥 받아들이겠다는 건 아니다. 정수빈은 "어릴 때 기회가 많았는데 어느덧 10년차가 됐다. 이제는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입단 동기이자 절친인 박건우(외야수)와 허경민(내야수)은 어느덧 팀내 핵심 멤버가 됐다. 이들의 활약을 바라보면서 적잖은 자극이 될 터. 이에 정수빈은 "어릴 적부터 생각했던 게 (박)건우와 (허)경민이 모두 나보다 잘 한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먼저 기회를 잡게 돼 뛰었는데 실력은 나보다 더 낫다"고 자신을 낮췄다. 
지난해까지 두산 외야진의 한 축을 맡았던 민병헌의 롯데행은 9월 전역 예정인 정수빈에게도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건 운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수형이 (두산에) 오지 않고 (민)병헌이형이 이적했는데 내게 조금이나마 기회가 생길 확률은 높아졌다. 내가 잘 해야 기회를 얻게 됐다"는 게 그의 말이다. 
정수빈은 이어 "아무래도 10년 가까이 함께 뛰면서 정들었던 선수들을 동료가 아닌 상대로 만나게 된다면 어색할 수 있겠지만 프로이기에 있을 수 있는 부분이며 받아 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수빈 하면 미소년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두산 시절 누나팬들을 몰고 다녔던 그는 "이제는 미소년 이미지가 아예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한때 잠실 아이돌이라 불렸는데 이제 잠실 독거노인이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나 역시 인정한다. 외모도 이제 갔다. 솔직히 예전에는 엣된 외모였는데 제대하면 서른 살이다. 앳된 외모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대하기 전까지 부상없이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 지금껏 야구하면서 2016년이 가장 힘들었다. 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했는데 2016년에는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그런 적은 처음이었다. 이곳에 와서 다시 마음을 잡고 해보겠다. 제대하면 야구할 시간도 길어야 10년 안팎인데 정말 후회없이 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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