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 마운드가 또 하나의 젊은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팔꿈치 수술 재활을 모두 마친 김표승(21)이 정상적인 시즌을 준비 중이다. 옆구리 자원이 부족한 SK는 김표승의 출발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경주고를 졸업한 김표승은 지난 2017년 SK의 2차 4라운드(전체 36순위) 지명을 받은 사이드암 자원이다. 2016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인상적이 모습을 보이는 등 고교를 대표하는 선발 요원 중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2017년 출전 기록은 1군은 물론, 2군에서도 없었다.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표승은 “고등학교 2학년 막판부터 팔꿈치가 아팠다. 학교에서는 던지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내 의지로 3학년에도 던졌다”고 털어놨다. 아무래도 프로지명이나 진학이 걸린 만큼 3학년을 통째로 날리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100% 실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팔각도가 사이드암과 언더핸드의 중간 단계까지 어정쩡하게 내려가기도 했다. 지명순위가 생각보다 뒤로 밀린 이유이기도 하다.
SK도 김표승의 팔꿈치 상태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제구와 경기운영능력이 좋아 미래를 내다볼 만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표승은 지명 직후인 2016년 9월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고 후일을 기약했고, 1년의 재활 끝에 다시 마운드에 선다. 의학적인 재활은 모두 끝났고, 지난해 말 연습경기부터 출전하고 있다. 김표승은 “재활이 멈춤 없이 잘 됐다. 지금 팔꿈치 상태는 100%다. 아픈 곳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K 관계자들은 지난해 막판 연습경기 등판 당시 김표승의 가능성을 뚜렷하게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퓨처스팀(2군) 관계자들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올해 2군 선발진의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정도다. 제춘모 퓨처스팀 투수코치 역시 “아직 80% 정도 상태로 보이지만 선발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표승은 구속이 빠른 편은 아니지만 까다로운 구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리적인 면도 굳건하다는 평가다. 슬라이더와 싱커의 완성도는 고졸 선수치고는 좋다는 게 스카우트진의 판단이다. 김표승은 단점보다는 장점을 살려가겠다는 각오다. 김표승은 “구속이 남들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제구와 변화구를 더 보완하겠다. 빠른 공 제구가 부족한데 노력 중이고, 체인지업 연습에 매달리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SK는 현재 옆구리 자원이 풍족한 편은 아니다. 당장 올해 1군에서 뛸 것이 유력시되는 선수는 백인식 김주한 정도가 전부다. 박민호가 올해 말 군에서 제대해 돌아오지만, 선발 대기 인원이 많지 않다는 점은 있다. SK가 김표승의 성장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김표승은 “크게 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수술 후 첫 시즌인 만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던지겠다. 꾸준하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