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의 200홈런, 단 3개 남기고 이대로 끝나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1.29 13: 00

 통산 200홈런 문턱 앞에서 선수 생활의 기회가 사라질까. 미래가 불투명한 FA 최준석(35) 이야기다.
KBO리그에서 통산 20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단 25명 밖에 없다. '국민타자' 이승엽(전 삼성)이 467홈런으로 역대 1위, 김재현(전 SK)이 201홈런으로 역대 25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강민호와 박석민이 200홈런을 달성했다. 최준석은 지난해까지 197홈런을 때리며 26위다. 200홈런에는 단 3개 남았다. 올해 달성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FA 자격을 행사한 최준석은 현재 갈 곳이 마땅찮다. 원소속팀 롯데는 시즌을 마치고 전력 제외를 통보했다. 관심을 갖는 타구단도 없었다. 대부분 구단들이 A급 FA가 아니라면 젊은 선수 육성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더구나 최준석의 보상 금액(12억)은 부담된다.

롯데가 FA 채태인을 영입한 '사인&트레이드' 방식도 유망주 선수를 내줘야 하기에 쉽지 않았다. 최근 롯데 구단은 "최준석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돕겠다"며 무상 트레이드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아직은 긍정적인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최준석이 이대로 소속팀을 잡지 못하고 은퇴로 내몰리기는 아쉬울 것이다. 일발 장타를 지닌 지명타자, 대타 자원으로는 여전히 능력이 있다. 최준석은 지난해 125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 14홈런 82타점 OPS .794를 기록했다. 1루 수비는 약하고 발이 느려 병살타가 많지만, 타순 조정과 대타 활용 등으로 보완할 수는 있다.
200홈런을 달성한 선수들의 은퇴 시즌 성적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일찌감치 '예고 은퇴'를 밝히고 지난해 마지막 시즌을 보낸 이승엽은 135경기를 뛰며 타율 2할8푼 24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역대 은퇴 선수 중 가장 화려한 마지막 시즌이었다.
이전까지는 200홈런 달성 타자 중에서 김재현이 은퇴 시즌에 가장 성적이 좋았다. 200홈런 은퇴 선수는 18명이다. 김재현은 11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8리 10홈런 48타점을 기록하고 은퇴했다. 양준혁, 마해영, 박재홍 등은 대부분 5개 미만의 홈런, 10~20개 남짓한 타점이 마지막 시즌의 성적이었다. 성적 혹은 팀내 구도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넘겨주고, 1군에서 몇 경기 출장하지 못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200홈런 달성자 중 잠실구장을 홈으로 7시즌 이상 뛴 선수는 5명 뿐이다. 심정수(328개), 김동주(273개), 홍성흔(208개), 김동수(202개), 김재현(201개). 최준석은 두산에서 8시즌, 롯데에서 7시즌을 뛰며 197홈런을 기록했다. 
최준석이 이대로 FA 미아가 된다면 직전 시즌 14홈런-82타점의 성적을 기록하고도 팀을 찾지 못하는 이례적인 사례가 된다. 무상 트레이드 방식으로 가능성이 생길까. 200홈런 기회가 주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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