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승원과 '화유기' 홍자매 작가의 재회는 성공적이다.
첫 회부터 "햅~격"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고, 삼장의 슬리퍼 냄새를 맡는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한 차승원은 매회 웃음과 진지한 면모를 동시에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차승원은 지난 28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10회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날 방송에서 진선미(오연서)는 책장수 악귀(이소연)에게 빼앗겼던 삼장의 능력을 되찾았다. 진선미가 삼장으로 돌아오자마자 앞서 손오공(이승기)의 계략 탓 삼장의 피 한 방울을 마셨던 우마왕(차승원)은 부작용으로 다시 한번 고생해야 했다.
눈빛이 변했고, 송곳니도 솟았다. 한쪽 눈을 깜빡깜빡하고, 양손은 떨렸다. 목소리도 하이톤으로 변한 우마왕은 힘들어하면서도 "삼장이 돌아왔어"라고 기뻐하는 모습이 한바탕 웃음을 안겼다. 9회에서 손오공, 삼장과 신부 악귀를 소탕하는 상황에서는 능청스러운 피아노 연주로 '화유기' 팬들을 웃게 하기도 했다.
'화유기' 속 차승원은 홍자매 작가의 대본을 맛깔나게 살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차승원이 연기하는 우마왕은 과거 홍자매 작가의 '최고의 사랑' 속 독고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낙차가 큰 연기를 선보이나 어색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 신에서 정극과 희극을 오가는 모습은 독고진과는 또 다른 요괴 우마왕 그 캐릭터 자체로 시청자들을 제대로 만족시키고 있다.
앞서 제작진은 "홍자매 작가 대본은 굉장히 재미있고 잘 읽히지만 영상화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차승원은 이를 소화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믿음이 있다"고 추어올렸다. 또 홍자매 작가는 차승원을 염두에 두고 우마왕 캐릭터를 썼고, 일찌감치 차승원에게 출연 제의를 한 것으로도 알려진 바 있다. 차승원은 제작진과 작가들의 믿음과 기대에 '신들린 듯한 요괴 연기'로 부응하고 있다.
코미디 연기뿐만 아니라 차승원의 절대 카리스마와 진지함, 애잔한 모습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우마왕의 카리스마와 요괴들의 마왕다운 섬뜩함, 서늘함은 시청자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우마왕이 인간 세계에서 1000년째 수행 중인 이유가 사랑 때문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차승원의 사랑을 향한 번민과 고뇌의 감정 연기가 우마왕과 나찰녀(김지수)와의 관계를 향한 관심을 높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10회에서는 삼장과 마찬가지로 손오공 역시 삼장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마왕이 "너 아직 (삼장을) 롸브하고 있구나", "손오공, 너 진짜 사랑을 하는구나"라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한 우마왕은 이날 진선미가 삼장이라는 자신의 운명을 되찾는 데 넌지시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매번 티격태격하는 두 요괴가 각각 '사랑'이라는 연결 고리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예측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멋진 외모와 완벽한 스타일을 자랑하며 모델다운 맵시를 과시하는 것 역시 차승원만의 기본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차승원의 각양각색 코트와 스타일은 연관 검색어로 이어지고 있다. 극 초반 너무 강렬하게, 또 많은 걸 보여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차승원이 뿜어댈 매력은 '화유기'가 반환점을 돈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화유기’ 화면 캡처